동호회·수학여행 등 단체 중국 여행 취소 이어져
동남아 여행으로 대체하는 등 "중국 여행 꺼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40대 홍모씨는 TV프로그램에서 중국 상하이를 보고는 5월 황금연휴에 가족여행을 떠나려 준비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대한 태도가 도를 넘었다는 생각에 중국 여행 계획을 접었다. 상하이 항공권을 발권까지 했지만 지난 금요일 30만원을 내고 취소했다. 홍씨는 "막상 취소하기 전까지 '이럴 필요까지 있나' 싶었지만 가족들이 '요즘 누가 중국에 가냐'면서 중국가서 돈쓰고 오고 싶지 않다면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로 여행가기 위해 다시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60대 장모씨는 자전거 동호회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에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최근 사드 이슈 때문에 취소됐다. 장씨는 "봄을 맞아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지만, 중국 대신 가까운 제주나 일본으로 장소를 변경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로 중국이 자국민들의 한국 단체 관광여행을 금지하는 등의 보복조치를 취하자 국내에서도 중국 여행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5월 해외여행수요가 총 8만여명으로 전년대비 40%가량 증가했고, 모두투어도 5월 초 해외여행 예약건수가 전년동기대비해 4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20%가량 줄었다. 동남아, 미주, 유럽,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려고 했던 일선 학교들도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현장체험 학습 담당자 및 수학여행 지원단 협의회를 열어 일선 학교의 중국행 수학여행 일정을 취소하고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다. 충남에서는 올해 상반기 20개 학교가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이보다 앞서 대구시교육청도 올해 중국 수학여행을 계획한 고교 7곳 가운데 4곳이 대만, 일본 등으로 여행지를 바꿨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일선 학교에 공문 보내 "최근 국내외 정세가 불안해 해외여행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며 "해외 수학여행을 계획하는 학교는 일정을 취소·연기하는 등 학생 안전조치를 철저히 강구하라"고 권고했다.
이렇다보니 홈쇼핑에서도 중국 여행 상품 문의는 감소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여행상품 문의 전화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최모씨는 "같은 비용을 들여 해외로 나갈 바에는 중국보다는 동남아로 가는 게 낫다고 본다"면서 "중국 내에서도 한국인에 대한 감정이 악화돼 현지에서 다니기 불안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보복조치 역시 도를 넘어서고 있어 우리만 중국 여행을 하러 가는 것도 썩 내키진 않는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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