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女프로농구 챔프전 개막
우리은행 통합 5연패 저지 도전
[용인=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김한별(31ㆍ176㎝)이 챔피언결정전을 벼른다.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세계 많은 혼혈 선수들이 나를 통해서 한국에서 뛸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한별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인디애나대학을 나왔다. 지난 2009년 삼성에 입단할 때 이름은 '킴벌리 로벌슨'이었다. 2011년에 우수인재로 특별귀화했다.
김한별은 "혼혈선수로 성공 케이스가 많지 않지만 내가 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1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시작하는 아산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이 기회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네 차례 연속 통합제패한 절대강자. 삼성생명이 불리하리라는 예상을 뒤집으려면 김한별이 활약해야 한다. 김한별은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김한별이 폭발하면 승부는 알 수 없다. 그는 지난 10, 12일 청주 KB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23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해 삼성생명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50)은 김한별이 '키맨'이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김한별을 막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다.
김한별은 지난 2009~2010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잦은 부상 때문에 부진했다. 2014년 왼쪽 무릎 인대가 끊어지자 은퇴했다가 지난 2015년 7월 삼성생명에 재입단, 코트에 복귀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는 그의 재기를 알리는 무대이기도 했다. 김한별은 "선수라면 극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팀에 돌아왔을 때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음을 느꼈다.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부터 힘들게 싸워 이겨냈다"고 했다.
김한별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포인트가드를 맡는다. 그는 "포인트가드는 동료의 공격을 살려주고 수비도 잘해야 한다. 내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악착같이 수비해서 상대가 쉽게 슛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별렀다. 어느덧 고참이 되어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도 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에게 "긴장을 풀자. 경기를 쫓아가려 하지 말고 경기가 오게 하자"고 조언한다. 챔피언결정전도 같을 것이다.
김한별은 "만약 우승을 하면 내 생애 제일 큰 우승"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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