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가자들, 주민·경찰 등에 욕설·폭력
유영하·미용사 자택 방문…검찰 출석 대비
[아시아경제 이승진 수습기자, 전경진 수습기자] "다 몰살시켜버리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온 지 사흘째인 15일.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인근에선 태극기와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들고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는 등 지지자들 100여명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종북좌빨"과 같은 욕설과 폭력적인 행동을 계속해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집회에 참가한 60대 한 남성은 술에 취해 취재진을 협박하다 경찰에 의해 이격 조치됐다. 인근 아파트 경비원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탄핵인용에 불만을 품고 이날 오전 8시부터 인도에 자리를 잡고 술을 마셨다. 술에 취한 남성은 취재진에게 "죽여버리겠다", "몰살 시켜버리겠다" 등의 발언으로 위협을 가했다.
이 남성은 이어 인화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용기를 가리키며 "터뜨려버리겠다"고 말해 결국 경찰이 취재진과 30m 떨어진 곳으로 이격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경찰이 나에게 전기고문을 한다"는 등 횡설수설했다. 경찰의 확인 결과 남성이 가리킨 통에는 물이 들어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언쟁이 발생했다. 자택 인근의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지킴이 결사대'의 유인근 공동집행위원장은 "목소리를 하나로 통일해야 한다"며 다른 단체와 언쟁을 벌였다. 이날 오전 '우리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모임'(대사모)의 장민성 회장이 박 전 대통령 자택 경비 초소 옆에서 1인 시위를 하자 유 위원장은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실랑이가 이어졌고 결국 경찰이 나서 장 회장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야 일단락 됐다.
이와 유사한 일은 이날 오후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박 전 대통령 자택 인근에서 열기로 했던 월드피스자유연합은 유 위원장의 반대로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으면 기자회견도 하지마라"며 가로 막았다. 월드피스자유연합 측 참가자들은 유 위원장에게 "당신이 뭔데 참견이냐"고 반발해 양측의 언쟁이 길어졌다. 이 역시 경찰이 나서 양쪽을 떨어뜨려 놓으면서 마무리 됐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된 집회 참가자들의 일반시민을 향한 욕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자택 인근을 지나가던 시민의 가방에 달린 노란색 세월호 리본을 본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해당 시민을 향해 "빨갱이 새끼", "종북좌빨", "부모 교육 못 받은 새끼"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이들은 시민을 보호하던 경찰과 취재를 하던 기자들에게도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이나 기자들이나 다 똑같은 빨갱이들"이라며 "진짜 다 죽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을 이어갔다. 20여분 동안 이어지던 일부 지지자들의 욕설은 주변의 다른 집회 참가자들이 제지를 하고나서야 멈췄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출입한 사람은 전담 미용사와 유영하 변호사 뿐이었다. 미용사가 이틀 연속 방문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외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박 전 대통령은 하루 종일 자택에 머물며 검찰 조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사의 방문은 유 변호사를 만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1시10분께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은 유 변호사는 2시간 가량 머물렀다. 유 변호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승진 수습기자 promotion2@asiae.co.kr
전경진 수습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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