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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36>음식이 약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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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36>음식이 약이 될 수 있을까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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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음식을 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병에는 어떤 음식이 좋다더라 하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고, 특히 암환자가 어떤 음식 먹고 나았다는 소문이 나서 불티나게 팔린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2200여년 전에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은 황제의 자리를 오랫동안 누리기 위해 불로장생약을 구해 오라고 사람들을 한반도로 추정되는 동쪽 나라에 보냈다는데 불행히도 그는 그 약을 기다리다가 50세의 나이에 죽었다.


유전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앓고 있는 질병은 세포 속에 있는 프로그램, 곧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물론,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의 위치까지 확인되었다. 특정 유전자가 작동이 안 되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면 질병은 낫겠지만, 모든 요인들을 밝혀내기까지는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유전자는 세포 안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나 공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유전자를 모르던 시절에는 어떤 질병이든지 낫게 하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겠지만, 인간의 모든 활동이 유전자의 작동에 의해 이루어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그런 약이나 음식은 있을 것 같지 않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아밀라제(amylase)라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작동을 안 하여 소화불량에 걸렸다면, 그 이유는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그 원료가 제대로 공급이 되었는지 여부이고, 둘째로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겼는지 여부이며, 셋째는 유전자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스위치가 제대로 켜지는지 여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유전자가 일할 수 있도록 원료를 공급하는 것은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잘 소화하여 흡수할 수 있도록 식사하면, 즉 생명식을 하면 해결되는데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특정 영양소가 부족한 식사를 한 것 때문에 어떤 질병에 걸렸다면 그 영양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 질병은 쉽게 낫는다. 괴혈병환자가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는 채소나 과일을 먹으면 바로 낫는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둘째 문제, 즉 유전자가 고장이 났다면 당연히 그 유전자를 고쳐야 그 질병이 나을 수 있고, 셋째 문제, 유전자는 정상이지만, 유전자의 스위치가 안 켜지는 경우라면 스위치를 켜야 하는데, 이 두 가지 문제는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로잡아야 해결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언젠가 유전학자나 후성유전학자들이 밝혀주겠지만, 이러한 생활습관에 대해서는 “NEW START”를 통해서 하나씩 설명해 나가려 한다.


생명식에 대해서는 생명이야기 33편과 34편에서 밝혔듯이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잘 소화하여 흡수할 수 있도록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어떤 영양소의 부족이나 과잉으로 질병이 걸렸다면, 그 원인을 해소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방안이며, 그 질병을 낫게 할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나 특효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음식은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데에 먹는 의의가 있으므로 어떤 음식을 일부러 기피하거나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식물성 음식을 기본으로 골고루 먹도록 하고, 유행이나 소문 따라 어떤 음식을 특별히 많이 먹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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