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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또 "나치" 도발…터키vs네덜란드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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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개헌집회 불허 네덜란드 맹비난…네덜란드도 "미친 발언"이라며 응수
양국, 자국 주재 대사관·영사관 봉쇄하며 '외교 보복'
에르도안 1인 체제 강화 우려 속에 마찰 빚으며 유럽 혼돈


에르도안 또 "나치" 도발…터키vs네덜란드 정면충돌 네덜란드의 국외 개헌 찬동집회 불허 방침에 성난 터키 국민들이 이스탄불 거리로 몰려나와 이에 대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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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네덜란드가 터키의 국외 개헌 찬성집회를 불허하면서 시작된 양국의 갈등이 점차 격화하는 모양새다. 터키는 대통령까지 나서 네덜란드에 막말을 쏟아내는 등 일촉즉발 상황을 펼치며 유럽을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국의 개헌 집회를 불허하고 장관 입국을 막은 네덜란드를 향해 "정치도, 국제외교도 모른다"며 "이런 대응은 나치 잔재이고 그들은 파시스트"라고 쏘아 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 간 관계를 훼손한 네덜란드는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외교가 무엇인지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국제외교를 가르치겠다"고 경고했다.


터키는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더해 자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과 영사관을 봉쇄했다. 또 터키 외무부는 해외에 있는 네덜란드 대사 대신 직무대행을 불러 네덜란드의 조치에 강력히 항의하고 대사에겐 당분간 터키에 들어오지 말 것을 통보했다.


앞서 네덜란드 정부는 로테르담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이 탑승한 비행기에 대해 공공질서와 안전 우려를 이유로 착륙을 불허했다. 이 집회는 터키 정부가 계획한 국외 개헌 찬동집회였다.


네덜란드는 차우쇼을루 장관의 입국금지 조치로 항의 시위가 벌어질 것에 대비해 자국 주재 터키 영사관이 있는 로테르담 거리도 봉쇄했다. 네덜란드행이 불발된 차우쇼을루 장관은 프랑스 동북부 메스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이 집회에는 터키 정부 지지자들이 모여 터키 국기를 몸에 휘감고 '터키' '신은 위대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터키의 개헌 집회 허용 여부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이 외교갈등으로까지 번진 것은 이번 개헌이 에르도안의 1인 통치를 더욱 강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어서다. 터키는 내달 16일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현재 터키 내 여론은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재외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개헌안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터키 정부는 유권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유럽 각국에서 개헌 집회를 열고 장관들을 내세워 개헌 투표 독려 연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는 터키의 이같은 개헌 시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네덜란드에 앞서 집회를 불허한 독일을 향해 "나치 같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터키의 이런 행태에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도를 넘은 미친 발언"이라고 응수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이번 달 예정된 터키 총리의 자국 방문을 연기해 달라고 하는 등 터키와 갈등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특히 오는 15일 총선을 앞둔 네덜란드는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극우파 후보들이 이번 터키 사태를 빌미로 난민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4월과 5월 두 차례의 대선 투표를 앞둔 프랑스는 네덜란드와 터키의 커지는 갈등에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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