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부가 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와 만나 셰일가스 수입 등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정책방향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환율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장 내 자율결정'이라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서울청사에서 제임스 킴(James Kim) 암참 회장과 면담을 통해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 증가에 따른 미국 내 일부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리는 "향후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 등을 통해 균형 있는 교역구조를 형성하고 에너지 수급을 안정화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미국 내 인프라 투자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신정부의 정책방향에 부합하는 분야로 양국의 경제협력을 확대·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미국 측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이 커지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1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정책 리포트를 통해 "한미 FTA이후 의도와 달리 무역적자가 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5주년을 맞은 한미 FTA의 역할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 5년간 양국간 교역, 서비스, 투자규모가 크게 확대됐고 경제협력의 폭과 깊이도 확대됐다"며 "한미 FTA가 그간 양국의 산업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훌륭하게 기여, 한미동맹과 함께 양국관계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미 FTA의 성과가 양국 기업과 국민에게 지속·확산되고 기업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한-미 FTA의 이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문제와 관련, '환율의 시장 자율결정 + 급변동시 예외적 완화'를 원칙으로 하는 한국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앞으로도 이런 원칙을 지키며 미국 재무부와 긴밀히 소통·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교역수지 환율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계획과 입장이 미국 신정부와 의회는 물론 민간부문에도 잘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킴 암참 회장은 정부의 계획과 설명에 공감을 표시하며 "암참도 한국과 미국 신정부가 조속히 우호적 경제·통상관계를 정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기를 통해 미국 정부와 의회에 이런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FTA의 효과를 제고하고 한국 시장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의 고유한 규제 등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외국 기업에 '투자하기 좋은 나라'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그간 한국정부의 규제 개선 노력과 성과를 언급하며 "앞으로도 한미간 규제 조화와 글로벌 스탠다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겠다"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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