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무역 정책을 담당하는 피터 나바로 미국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독일 무역 흑자에 대한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이달 중 예정된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의 무역수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바로 위원장은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의 콘퍼런스에서 "독일과의 무역적자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라며 "메르켈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독일은 EU에 속해있다는 이유로 무역 협상을 따로 진행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유로화 가치 역시 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해왔다"고 지적하며 "심각한 수준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EU 틀 밖에서 미국의 대독일 무역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바로 위원장은 한 달 전 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평가절하된 유로화를 착취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다소 수위를 낮췄지만 여전히 통화정책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이어간 셈이다.
다만 나바로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과격한 무역정책 전환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 관계를 원한다"며 "이는 무역장벽을 없애거나 관세 인상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 상대국의 장벽이나 관세를 낮추도록 협상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나바로 위원장은 독일 외에도 중국의 환율정책에 대해 재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중국은 매우 공격적으로 통화 절하를 시도해왔다"며 미 재무부가 오는 4월 중국이 환율 조작국인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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