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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나와 산책하다가…문득 만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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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을 ‘통’으로 즐긴다
서울시 중구 필동1가 24, 예술통의 봄
골목 자투리 공간에 마련된 거리미술관
2014년부터 조각·설치미술 등 8곳 조성
우물처럼 들여다보는 마이크로 뮤지엄도

밥먹고 나와 산책하다가…문득 만나는 예술 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전경 [사진=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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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서울시 중구 일대는 예부터 학문과 예술의 역사가 살아 숨 쉰다. 조선시대 4부 학당 중 가장 규모가 큰 '남부학당(南部學堂·필동)'이 있던 곳이다. 남부학당은 조선시대 도성 내 유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중등 기관으로 이 지역 학문 발달의 토대를 마련했다.

중구는 또한 우리나라 근·현대 문화예술을 이끈 주축무대이기도 하다. 실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사진술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최초로 카메라 옵스큐라(칠실파려안)를 제작하였는데 1907년 해강 김규진(1868∼1933)이 소공동에 최초의 사진관 '천연당(天然堂·소공동)'을 세웠다. 영화산업도 성행했다. 상업영화가 충무로와 종로3가 일대에서 상영되면서 영상과 출판인쇄술이 함께 발달했다. 중국과 일본 등 외국인들과의 교류도 잦은 곳이라 문화·예술의 발달은 필연적이었다.


큐레이터 맹정환은 "지리적으로도 중구는 서울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현재 서울 관광코스를 봐도 홍대에서 흥인지문으로 가는 가로축과 북촌에서 강남으로 이어지는 세로축이 만나는 접점 지역으로 문화적 허브 역할을 한다. 역사, 문화적으로 예술적 맥락을 지니고 있는 곳이어서 그 배경을 활용한 스토리와 콘텐츠 생성이 자연스럽게 가능했다"고 했다.

밥먹고 나와 산책하다가…문득 만나는 예술 스트리트 뮤지엄 지도 [사진=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제공]



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필동1가 24번지)은 중구의 이토록 풍부한 문화적 토대 위에 마련됐다. 방치되거나 시선에서 멀어진 골목의 작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조성된 거리미술관이다. 작은 공연장과 함께 미술관, 식당, 카페, 펍(Pub)까지 들어서 있어 다양한 분야와 소통할 수 있다. 도시의 성격과 유사하다. 버려진 공간에 역사 문화적 배경을 담아 재창조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람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의 장(場)이다.


2014년부터 조성된 여덟 개의 스트리트 뮤지엄(모퉁이, 우물, 이음, 골목길, 둥지, 사변삼각, 컨테이너, 'ㅂㅂㅂㅂ 벽')이 대표적이다. 필동 및 남산골 한옥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산책하듯 한 바퀴 빙 돌고나면 스치듯 만날 수 있다. 시간과 계절 제한 없이 언제나 감상이 가능한 친근하고 문턱 없는 미술관이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미디어아트 뿐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반영한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


중구청 등 여러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옥마을 안 세 곳(골목길, 이음, 우물)은 문화재청이, '둥지'(국토교통부·남산공원관리소), '컨테이너'(중구청), '사변삼각'(삼익아파트내 조합) 등도 모두 관리기관의 허가를 받아 설치·운영하고 있다.


밥먹고 나와 산책하다가…문득 만나는 예술 스트리트 뮤지엄 8곳(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모퉁이, 우물, 이음, 골목길, 둥지, 사변삼각, 컨테이너, ‘ㅂㅂㅂㅂ 벽’ [사진=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제공]



여기에 필동 24번가(퇴계로 30길) 골목길 곳곳에 설치된 '마이크로 뮤지엄(2월 17일~5월 17일)'을 추가로 개관해 대중과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꾀한다. 우물처럼 들여다 볼 수 있는 초소형 미술관 열세 곳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도시 골목의 아주 작은 유휴공간, 도로변의 여백 등 작은 틈을 활용해 설치할 수 있어 도시재생의 의미도 찾을 수 있다.


큐레이터는 "원래 바닥에 설치하려던 것으로 중구 측 허가를 받았지만, 주차문제 등 민원을 수렴해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미술품 보는 것을 어떻게 익숙하게 할 것이냐에 초점을 뒀다. 일반인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미술 장르는 풍경화다. 전시 주제가 '풍경'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최대한 지역과 가장 잘 어울리는 형태로 만들었다"고 했다.


마이크로 뮤지엄은 시작부터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골목에 설치된 특별한 미술관인데다가 그 안에 온전한 기능을 보유한 미술관이라 색다르게 받아들인다.


전시를 후원하는 박동훈 핸즈BTL미디어그룹 대표는 "마이크로 뮤지엄은 관리도 쉽고, 확산성이 뛰어나다. 내부 케이스가 크진 않지만 미디어아트뿐 아니라 엽서 규모(1호)의 작은 미술작품과 설치 미술도 가능하다. 이제는 마이크로 뮤지엄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작품을 잘 볼 수 있는 데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 하지만 첫 시도에 의의를 뒀다. 지자체 관계기관 측은 송풍 및 보안시스템 등 관리·운영 면에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밥먹고 나와 산책하다가…문득 만나는 예술 마이크로 뮤지엄 [사진=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제공]



마이크로 뮤지엄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중구청과 함께 올 하반기 서애로 길에 마이크로 뮤지엄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열리는 전시는 시험운영 형태다. 중구청은 동국대학교 후문 쪽, 서애 유성룡(1542~1607) 집터부터 남산에 이르는 길에 공연장, 카페, 책방 등 대학가를 조성한다. 현재 도로를 정비 중이다"라고 했다.


매년 5월과 10월에는 '예술통 스트리트 아트 페스티벌(Street Art Festival)'도 기다린다. 필통 예술 삼거리를 무대로 관객과 예술가들이 소통하는 축제다. 아티스트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업을 통한 예술 공연과 퍼포먼스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맹정환 큐레이터는 "3회째 예술통 축제는 아직 기획단계다. 주제는 '문명(civilization)'으로 정했다. 5월을 목표로 현재 작가를 섭외 중"이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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