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해진 트럼프, 의회연설에서 '국민통합' 강조(종합)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사소한 싸움들을 뒤로 할 시간"이라며 국민통합을 촉구했다.

취임 후 첫 합동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통합과 힘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희망과 꿈을 행동으로 전환할 용기가 필요하다"며 "미국은 두려움에 고통받지 않고, 열망으로 강력해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강하고, 자랑스럽고, 자유롭다"고 선언하면서 "미국은 국민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를 폐기하고 대체안을 마련하자고 의회에 촉구했다. 그는 "오늘 밤 나는 의회에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더 좋은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개혁안으로 대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일부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환영했지만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또 "역사적인 세제개혁안을 만들고 있다"며 "기업들에 대한 세율을 낮출 것이며, 중산층에게도 거대한 세금 경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정책에 대해서는 "자유무역을 믿지만 공정무역이 돼야 한다"면서 "미국이 공정한 무역을 한 지 너무 오래됐다. 미국과 미국의 위대한 기업과 노동자가 이용당하지 않게 할 것이다.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다시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돼온 이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성과주의 이민정책으로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면서 "미국민 일자리·임금을 위한 이민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안보정책 대해서는 "우리의 파트너들도 자신들의 재정적 의무를 충족해야 한다"며 나토와 태평양동맹 등 파트너들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촉구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연설에 대해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평가를 내놨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포퓰리즘과 국수주의적 '미국 우선주의'만 강조했던 취임사와는 달리 국민 통합과 희망을 주창하면서 보다 유연한 이민개혁 등에 대한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일종의 무시전략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