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권한대행 즉각퇴진 요구…노란리본 단 태극기 요청
광화문광장-세종대로 과열 우려에 경찰 1만6000여명 투입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3·1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맞불집회가 열린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끝내 특별검사팀의 수사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전날 박영수 특검팀의 공식 수사가 종료됐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도 마무리된 만큼 이날 양측 집회의 세력대결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18차 촛불집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3·1절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집회 명칭을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날'로 정했다. 98년 전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주권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선조들이 만세를 외친 것처럼 박 대통령을 파면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집회 참여자들은 촛불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탄핵 인용'을 주장할 계획이다. 대신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보수단체 회원들 중 다수가 태극기를 들고 있는 것을 고려해 촛불집회에 들고 오는 태극기에는 노란리본을 달아줄 것을 요청했다.
본집회는 오후 5시부터 시작한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대에 올라 발언한다. 3·1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문 작성에 참여한 민족대표 33인과 같은 '시민대표 33인'을 선정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선언'도 진행한다.
본집회에 앞서 오후 3시부터는 다양한 3·1절 기념 사전행사도 열린다. 오후 3시30분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우리가 역사의 주인이다! 3.1 역사주권 선포의 날' 행사가 진행되고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는 '탄핵 완수! 민주평화정부 수립! 3.1 국민주권 선언대회'도 열린다.
본집회가 마무리되는 오후 7시부터는 행진을 시작한다. 이날 행진은 한 코스로 진행되며, 정부종합청사 로터리부터 율곡로와 효자동길을 지나 청와대 100m 지점까지 이어진다.
퇴진행동은 촛불집회에서 지난 27일 특검 수사 연장을 불승인한 황 권한대행의 즉각 퇴진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평의에 들어간 헌재에도 '탄핵 촉구'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변론절차에서 과격한 언행과 각종 재판 지연 전략을 펼쳐온 대통령 대리인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인다.
한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역시 이날 오전 11시부터 세종대로 사거리 근처에서 기독교 단체를 중심으로 제15차 탄핵반대 집회 1부를 시작한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본격적인 2부 집회를 열고 대통령 탄핵 반대를 촉구한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보수단체 집회 최초로 청와대 방면 행진도 한다. 탄기국 측은 3.1절을 맞아 이날 집회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해 집회 위치를 대한문 근처가 아닌 광화문광장 남측 세종대로 사거리로 정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최소 500만명에서 최대 700만명이 동대문과 남대문까지 메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촛불집회와는 행진 코스나 시간대가 다르긴 하지만 그동안의 집회보다 물리적 거리가 훨씬 근접한 만큼 일부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양 세력간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병력 202개 중대 1만6000명을 배치하고 집회를 관리할 계획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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