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사진)이 27~28일 이틀 간 일정으로 방미(訪美) 길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중국 고위급 외교 라인에서 미국을 방문하는 첫 사례다.
이날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양 국무위원이 방미 기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등 고위급과 만나 중미 관계와 공동 현안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루캉 외교부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미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은 지난 17일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의 핵 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자며 북핵 6자회담 재개의 목소리를 처음 낸 데 이어 양 국무위원이 틸러슨 국무장관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번 방미 기간에도 중국 측은 북핵 6자회담 재개 타개책을 모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양 국무위원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 문제를 주로 논의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과 남중국해 군사화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미·일 3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협의를 갖는다.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김정남 독극물 피살 사건이 이번 협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며 "북핵 등 현재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할 텐데 김정남 피살 사건은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와 함께 중요한 새로운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만에 열리는 이번 협의는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사건 등을 배경으로 시의적절한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북핵 대응을 위한 공동의 전략을 수립하는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