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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취임 4주년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탄핵 정국이 계속 이어지면서 여야 정치권의 공방과 국론 분열 상태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 모든 혼돈을 씻겨 주듯 겨울비가 내렸지만 국민들의 가슴은 여전히 먹먹할 뿐입니다.


오는 25일은 대통령께서 취임한지 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매년 취임일을 맞이해 대통령께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일정을 보여줬습니다. 2014년에는 경제3개년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2월에는 책상을 내리친 회의로 유명한 경제자문회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아마 공식 일정은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내겠지요. 여러모로 착잡한 하루일 겁니다.

일개 범부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지금 처한 대통령의 모습이 너무 안쓰럽기 때문입니다. 연민의 정에서 나오는 안타까움은 아닙니다. 대통령다운 처신과 거리가 먼 모습을 지켜보는 탓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탄핵 정국에 대한 책임 문제는 여기서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표방했던 대통령의 처신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돌이켜 볼까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은 물거품이 된 지 오랩니다. 특별검사팀의 조사에 응하겠다는 약속도 결국 흐지부지 질질 끌어왔습니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는 국민을 향한 금언(金言)입니다. 그 금언이 허언으로 뒤바뀌고 있으니 대통령으로서 처신이 궁색해진 실정입니다.


법정에서 보여준 대통령 변호인단의 억지스런 지연 전략도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됐지만 묻어두겠습니다. 대통령 본인의 생각이 아니었다면 그만이니까요.


이제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느냐, 기각되느냐의 문제가 남았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물론 기각 판결을 간절히 기다리겠죠.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마음속으로 이미 대통령을 탄핵시킨 것과 다름없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시죠. 탄핵이 설사 기각되더라도 대통령께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일이 쉽겠습니까. 국민 대다수가 대통령의 말씀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신뢰할 수 있을까요. 국정은 중심을 못 잡고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국론 분열은 피해가기 어려울 겁니다. 더군다나 기각이 될 경우 대한민국은 총체적인 혼란에서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국민만 바라본다는 대통령께서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자세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길 기대해 봅니다.


여권 일각에서 대통령의 자진 사퇴론을 솔솔 흘리는 모양입니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니 전제 조건이 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면을 조건으로 '하야'를 하는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인 듯합니다. 헌재의 탄핵심판이 편파적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판 깨기 차원의 하야 주장도 나옵니다.


이런 저런 조건을 달면 국민은 또 꼼수 정치라고 손가락질 할 겁니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치외법권 대상이 아닙니다. 여당을 제외한 어느 정당의 대선 후보가 국민의 동의도 없이 정치적 사면을 약속할 수 있겠습니까. 전제 조건이 잘못된 하야 주장은 정략적입니다.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고 실현 가능성도 전무합니다.


대통령께서도 꼼수를 부리는 처신을 선택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다운 마지막 처신은 명료해집니다. 아무 조건 없이 대통령 스스로 하야를 선택하는 길입니다.


하야 이후 억울하거나 사실이 왜곡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치열하게 다투면 될 일입니다. 시시비비를 가려 잘못이 없다는 판결이 나오면 대통령의 명예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입니다.


취임 4주년을 맞는 대통령의 혜안을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정완주 정치부장 wjch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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