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엘 레비 음악감독, 2년 연장 계약…"韓 대표 오케스트라로 도약" 포부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KBS교향악단은 지난 3년 동안 국민의 신뢰 회복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매 리허설마다 단원들이 정말 열심히 했고, 덕분에 많은 걸 이뤄냈어요. 앞으로 3년간은 새로운 레퍼토리 확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요엘 레비 KBS교향악단 음악감독(67)은 20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3년간 이룬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4년 1월1일 4년 임기로 KBS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최근 2년 연장 계약을 체결, 2019년 12월31일까지 교향악단을 이끌게 됐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2013년부터 전 음악감독과 단원들의 갈등, 재단법인화, 지난해 고세진 전임 사장의 후원금 운영 논란 등으로 진통을 겪어왔다. 하지만 요엘 레비 감독 영입 후 제2의 전성기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레비 감독은 "3년 전 KBS교향악단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대중과 미디어의 신뢰나 응원 분위기도 거의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방향성을 세우는 데 중점을 두고 조직 내 신뢰를 목표로 단원들과 함께 나아가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60주년을 맞은 KBS교향악단은 오스트리아 3대 음악 축제 중 하나로 통하는 린츠의 '브루크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등 유럽 3개 도시를 돌며 공연했다. 같은 해 12월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를 2주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베토벤 9번 교향곡 말고는 항상 새로운 레퍼토리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 오페라 '토스카'를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이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유럽과 극동아시아 등 해외 어디로든 많이 다니면서 KBS교향악단을 많이 알리는 게 저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향악단의 최대 강점은 '파이팅 넘치는 정신'이고 이런 정신 때문에 발전가능성이 무한하다"면서 "단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향후 도약을 기대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레비 감독은 루마니아 태생으로 이스라엘에서 자랐다. 텔아비브 아카데미 오브 뮤직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브장송 국제 젊은 지휘자 콩쿠르의 1978년도 우승자다. 입상 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상주 지휘자로 6년간 활동했다. 1988년부터 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 2000년까지 12년 동안 오케스트라의 명성을 끌어올렸다. 이후 벨기에, 프랑스, 노르웨이, 이스라엘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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