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안희정 충남지사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구속 결정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유성기업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안 지사가 이 사안에 대하 의미를 두는 것은 법과 제도를 통한 변혁이 가능한 일이라는 믿음을 재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SNS를 통해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한 법원의 결정 외에 의미 있는 또 하나의 판결이 있다"면서 "바로 노조탄압과 부당노동 행위를 한 유성기업 판결"을 소개했다. 그는 "2011년부터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하여 악의적인 노동 파괴 행위를 벌인 지 7년 만에 유성기업 대표가 법정 구속되었다"면서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량보다 더 많은 선고 형량을 내리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자 단결권을 침해해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고 소개했다.
안 지사는 "노동3권을 부정하는 어떠한 행위도 명백하고 심각한 범죄 행위"라면서 "노동3권의 헌법적 권리와 법률적 권리는 그 무엇으로도 탄압받거나 침해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조차 보장되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번 판결이 ‘노동 있는 민주주의’ 실현에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면서 "노조 탄압이라는 낡은 대한민국의 잔재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 SNS 말미에 "(이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시대교체"라면서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안 지사가 이 부회장 구속과 함께 이 사건에 주목한 것은 법과 제도를 통한 변혁을 주장했던 그의 소신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지사는 이 부회장의 구속 당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발언 때문에 자신이 속한 진보진영으로부터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이런 발언은 곧바로 중도보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진보진영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뜻을 밝힌 것에 대해 그는 사법부에 대한 존중과 함께 법과 제도를 통한 개혁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치와 법치의 밸런스가 맞추어지는 개혁을 이야기했다.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이 사회를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고 후퇴하지 않는 단단한 개혁과 변혁을 담보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치와 민주주의의 리더십은 법과 제도를 통한 개혁을 보정하는 역할로 규정했다.
결국,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3권 분립 정신에 대한 존중의 의미 외에도 법과 제도를 통한 변혁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유성기업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결국 그가 신뢰한 법과 제도가 개혁의 기초가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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