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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하자" "부작용 크다"…팽팽한 상법 개정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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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하자" "부작용 크다"…팽팽한 상법 개정안 논란 <자료:국회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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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쟁점에서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불합리한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각론에서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8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논의와 쟁점' 보고서에서 경제민주화·재벌개혁과 경영권 유지·방어라는 양측의 관점에서 벗어나 기업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합의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집중투표·전자투표 의무화 될까=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각 주주가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동일한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받아 후보자 1명 또는 수명에 집중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후보자들은 득표수 순으로 일괄 선임된다. 집중투표제도는 지배주주 이외의 소수주주가 연합해 이사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행 상법은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있도록 했고, 실제로 집중투표를 채택한 상장회사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는 집중투표제를 정관으로 배제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해 소수주주들이 제안하는 이사가 선임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주주총회를 통해 자율적으로 배제한 집중투표를 법에서 강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실제로 집중투표를 의무화한 입법례는 칠레, 러시아, 멕시코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전자투표 의무화도 의견이 갈린다. 전자투표는 주주총회 현장에 가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현행 상법은 회사가 이사회 결의로 전자투표를 채택하도록 하고 있으나, 회사가 이를 채택하지 않으면 주주 입장에서는 전자투표를 행사할 수 없다. 개정안은 일정 주주 수 이상의 상장회사에 대해 전자투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주주들의 평균 주식보유기간이 단기간인 우리나라의 경우 주주들의 활발한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워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악의적 루머에 의해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지고, 철회·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중대표소송 도입 등도 논란=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 태만 등으로 자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 해당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대표소송제기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다중대표소송이다. 상법상 대표소송제기 권한은 해당 회사의 주주에게만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온 뒤, 다중대표소송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대표소송은 회사를 위한 공익적 성격이 있고 우리나라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계열사의 대부분이 비상장회사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다만, 모회사와 자회사는 별개의 법인인데 자회사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모회사 주주가 제기한다는 것은 자회사의 주주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자회사의 경영활동에 모회사의 영향력이 강제돼 독립경영의 실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있다.


감사위원의 분리선출도 쟁점이다. 감사위원회 위원은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대주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상법은 제정 당시부터 감사 선임시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해 왔고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시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사로 선임돼야 하고, 이사 선임시에는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이 없다.


개정안에서는 감사위원을 맡을 이사는 선임단계부터 다른 이사들과 분리선출해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위원회 위원은 감사위원과 이사라는 이중 지위가 있어, 대주주는 이사선임권까지 제한받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현행 상법상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해 합산 3%로 제한받는 반면 2대 주주부터는 의결권 제한이 전혀 없어 투기 자본에 의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중소·중견기업도 반대…합리적 대안 찾아야= 상장회사의 86%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은 이 같은 상법 개정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16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 협회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대해 "현실적으로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집단적 이사선임을 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외국계 투기자본의 경영권 간섭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소액주주 추천 이사보다 최대주주와 2, 3대 주주 추천 이사 등으로 이사회가 구성될 경우 이사회의 당파적 운영과 의사 결정의 지연, 기업 경영 효율성 저하 초래, 경영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일본은 집중투표제도의 부작용으로 인해 이미 오래전부터 의무화에서 자율화로 전환한 상태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으로 투기성 외국자본에 경영권을 위협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다중대표소송제도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법인격 부인, 자회사 주주의 권리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각각 반대하고 있다.


황현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우리 기업의 현실과 경제 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규제만 강화할 경우 기업의 성장·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논의되고 있는 개선안을 하나씩 별도로 검토해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율성은 보장하되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담보하고 불법행위를 한 이사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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