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총회의 안건 상정 위해 17일 오전 이사회 소집
-SK그룹 등 잇단 탈퇴 선언 속 '차기 회장 선임' 여전히 안갯속
-다음주 총회 전에 누가 차기 후보로 나설 지도 회의적
-전경련 "하루 빨리 차기 회장이 임명돼 정상화 이뤄져야"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다음주(24일)에 열리는 정기총회의 안건 상정을 위해 17일 오전 이사회를 소집한다. SK그룹 등 최근 기업들의 잇단 탈퇴 선언 속에서 핵심 안건인 '차기 회장 선임'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전경련은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존폐 위기에 처했다. 주축을 이뤘던 기업들은 하나 둘 떠나는 상황이다. SK그룹은 전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룹 내 20개 회사가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그룹, LG그룹의 공식 탈퇴에 이어 전경련 회비의 80% 가까이 책임지는 4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만 남게 됐다. 4대 그룹은 2015년 기준 전경련 전체 연간회비 492억원 중 77%가량인 378억원을 부담했다. 현대차그룹도 회비를 내지 않기로 해 당장 올해 운영자금을 어떻게 충당할 지 큰 숙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이사회가 파행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경련 이사회는 회장단과 상임이사, 이사 등 회원사 약 100곳이 참석 대상이다. 이 중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의결 요건이지만 현대차, 롯데, 포스코, 한화 등은 불참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등 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 측은 이사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직접 참석을 못할 경우 위임장을 내면 참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정족수 확보는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통상 이사회는 차기 회장이 누가 될 지를 추천하는 자리는 아니다. 쉽게 말해 다음주에 예정된 총회에 회장 선출 안건을 올리는 걸 결정하는 자리다. 신임 회장은 먼저 회장단에서 만장일치로 정한 후 총회에서 발표하고 박수로 추대하는 형식을 따라왔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 '차기 회장 선임' 안건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일주일 가량 남은 총회 전에 누가 후보로 나설 지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차기 회장의 앞에 놓인 산적한 현안 때문이다. 주요 그룹들이 탈퇴를 선언해 재정적인 어려움과 끊임없이 제기되는 전경련 해체 주장에 맞서 이를 정상화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놓여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는 손경식 CJ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 본인이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만약 다음주 예정된 총회까지 '차기 회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경련은 향후 앞날을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 모두 2월 임기를 끝으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두 자리가 공석인 상태로 운영될 가능성도 크다. 물론 총회 이후에 다행히 회장이 선임된다면 임시 총회를 개최해 정상적인 임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차기 회장은 전적으로 회장단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누가 될 지 전혀 알 수 없다"면서 "누가 오시든 하루 빨리 차기 회장이 정상대로 임명돼 정상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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