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이 북한의 소행으로 의심할 만하나 사실이라면 (암살) 동기가 모호하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한 소식통의 말을 전해 눈길을 끈다.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 소셜미디어 매체인 샤커다오(俠客島)는 15일 '누가 과연 김정남을 죽였을까' 제하 기사에서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범행 수법이나 일처리, 개연성 등을 볼 때 혐의가 조선(북한)을 가리키고 있는데 정황상 의심할 만하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다음 달 한미 양국이 참수 작전을 포함한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조선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마쳤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샤커다오는 전했다.
샤커다오는 그러나 "북한 내부에 김정남 지지 세력이 거의 없고 내부 정세 변화가 있더라도 그가 권력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없었다"며 "북한이 암살을 저질렀다면 부정적 영향만 있고 국제 정세만 나빠지는 등 이익이 전혀 없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홍콩 봉황망(鳳凰網)도 이날 논평에서 "북한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서 "김정남이 2001년 위조 여권을 가지고 일본에 입국한 뒤 북한에서 입지가 매우 좁아졌으며 영향력도 미미했을 것이라서 이번 사건이 큰 파문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재경망(財經網)은 "지난 2012년부터 줄곧 김정남은 암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북한을 오간 중국인 사업가의 말을 빌려 전했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김정남이 암살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누가, 왜 이번 암살을 지시했는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암살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21세 문명사회에서 이런 잔인한 정치적 수단은 역사박물관에나 가야 한다"면서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북한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국제사회 평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범죄 행위는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의 비난과 경멸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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