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최순실씨가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인수전과 관련해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를 두고 '양아치'라는 언급을 하며 화를 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한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씨를 등에 업은 광고감독 출신 차은택씨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지낸 송성각씨로부터 지분을 내놓으라는 강요를 받은 피해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5일 차씨와 송씨 등의 공판에서 피고인인 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차씨는 한 대표가 지분 관련 요구에 응하지 않고 원칙대로 인수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 "최씨가 화를 내면서 '그런 양아치'란 표현을 썼다"면서 "(화를 내면서) 다른 여러가지 표현을 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최씨의 말이) 굉장히 위협적으로 들린 게 사실"이라면서 "'인수협상은 끝난 거구나' 라고 생각하다가 송씨와 얘기를 나눴다. 송씨가 얘기를 듣고 (한 대표에게) 그런 얘기를 한 번 드렸던 것"이라고 증언했다.
송씨는 한 대표와 수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차씨 측의 요구대로 지분을 넘기고 인수전에서 사실상 물러나라고 종용하면서 '묻어버린다더라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는 식의 언급을 하며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는 "(최씨가) '묻어버려라' 라는 표현은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차씨 측이 포레카 인수전에 내세웠던 신생 광고업체 모스코스의 전직 이사 김경태씨는 지난 8일 같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차씨가 지분강탈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과 검찰 등을 언급하며 위력으로 압박했다는 증언을 내놨다.
김씨는 차씨의 지시로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에게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의 지분을 강제로 매각하라고 압박하는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차씨가) 국정원과 검찰 등을 언급하며 '이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다. 쥐도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도 있다'고 표현했다는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김씨는 검찰의 이런 추궁에 머뭇거리다가 "좀 놀라운, 무서울 수도 있는 얘기를 드렸다"고만 말했다. 김씨는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마음이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또한 차씨가 '뒤에는 재단이 있다'는 식으로 수 차례 '재단'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차씨 변호인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르신이나 재단이 최씨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인 것 같으냐고 묻자 김씨는 "네"라고 답했다.
차씨는 증인신문에서 이 같은 언급을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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