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인수 後 부가사업 더 열심
"문어발식…모객ㆍ수익 창출에 도움 될까"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형마트가 무슨 중고폰을 사들여?"
얼마 전 홈플러스를 찾은 A씨는 계산대 부근에 놓인 '중고폰 매입' 홍보 전단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놀라기는 일렀다. 자세히 보니 바로 옆에는 홈플러스의 '렌터카ㆍ호텔 예약' 사업 전단과 '자동차보험' 광고판까지 있었다.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시장 불황 속에 전통적인 물품 판매 외 문어발식 부가 사업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다른 대형마트와 달리 중고폰 매입을 비롯해 여행ㆍ호텔 예약, 자동차 렌탈, 보험, 인터넷ㆍTV 가입 등 다양한 부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관련 부스를 찾아 상담 받고 서비스를 구매하는 식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먹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03년부터 '신(新)유통사업'이란 이름으로 부가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유통사업은 부가 수익을 내는 동시에 매장 방문 고객들에게 편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며 "대기업 계열사처럼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라 전문 업체들과 제휴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홈플러스의 부가 사업 매출액은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수익 창출보다는 고객 서비스 측면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다. 중고폰 매입, 호텔 예약 사업에 이어 다양한 사업 추진을 통한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추가 신사업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업종 전문 사업자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형마트 성장시대가 저물어가는 것도 홈플러스가 곁눈질을 하는 한 이유로 꼽힌다. 유통산업발전법 등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업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데다 온라인 쇼핑의 발달 등으로 시장 성장세는 꺾인지 오래다. 최근 3년간 1~2개 점포를 꾸준히 출점했던 홈플러스는 올해 구체적 출점 계획이 없다. 이마트는 아예 신규점 출점을 접었고 롯데마트만 올해 2개점을 새로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을 통해 차익을 챙길 생각으로 돈 되는 사업에 달려들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기회 닿는 대로 가치를 높여놔야 이른 시일 내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을 테니 장기 플랜이 아닌 단기 실적에 치중하는 것 같다"며 "부가 사업들이 다소 생뚱맞은 측면이 있지만 업계를 교란시킬 정도가 아니라면 용인할 만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 말하는 '소비자 편의' '수익 창출'이 실현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부가 사업을 통해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고 본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느낌은 딱히 없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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