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4일 오후 늦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자 삼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검은 이날 오후 6시17분께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 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이에 대해 한 시간이 지나도록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당혹스럽다"며 "아직 공식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은 특검의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 자료를 배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이날 특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금명간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 금명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은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해 15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왔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삼성에서도 특검이 영장을 재청구할 것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 특검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 소환을 마친 시각이 14일 오전 1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반나절 만에 기습적으로 영장을 재청구한 것이다.
삼성은 특검의 영장 재청구에 대해 차분히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총수 중에 구속된 경우가 사례가 없는 만큼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를 막는데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특검은 뇌물공여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이재용 및 박상진의 혐의는 뇌물공여"라며 "이재용에 대해선 지난번 혐의 이외에 추가혐의ㆍ죄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다음날 오후 2시30분 정례 브리핑 시간에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가 맡을 예정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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