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ICT·방송통신 정부조직개편' 정책 토론회
제4차산업혁명시대, 지능정보사회 핵심부처 기능 논의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조기대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방송통신을 둘러싼 정부조직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가 열렸다. 규제와 진흥, 공공성과 시장성 등의 가치가 맞부딪치며 미래부와 방통위 등 관련 조직의 향배를 놓고 다양한 가능성이 점쳐졌다.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고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주관하는 'ICT·방송통신 관련 정부조직개편 방향 정책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략연구실장은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과학기술·ICT 역할 및 대응방향'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발표에서 과학과 ICT의 융합을 주장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은 기술혁신에 의해 촉발된다. 기술혁신은 그 자체로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으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혁신은 원천은 '융합'이다. 과학과 기술의 융합, 여기서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고 진화하는 형태로 기술혁신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과학기술과 ICT가 함께 가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버넌스의 효율적 작동을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ICT를 포괄하는 범정부차원의 기능통합이 필요하다"며 "혁신정책 전반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심영섭 한국외대 교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확대와 개편방안'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표에 나섰다. 그는 "소수의 비선실세가 정부조직을 사실상 망가뜨렸다"면서 "관료제의 정상화를 비롯한 정부조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개편의 방향을 놓고 ①포용과 개방 ②통합과 전문성 ③공익과 공공성이라는 3가지 대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국정운영에 대한 정권의 명확한 의지·의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어떤 형태의 정부조직 개편이 이루어진다하더라도, 공무원 조직의 피상적인 동조만 이뤄져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일은 실무 공무원들이 한다. 공무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정부는 실패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민간 영역이 자발적으로 진흥하고 활성화할 것을 정부가 가로막는 과오를 범해선 안된다"며 "박근혜 정부의 조직구조는,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정부가 나서서 하면서 막는 행태를 보여왔다. 민간이 할 영역은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관리만 해도 충분하다. 다만 지원할 수 있는 분야만 지원을 하되, 정부는 공공의 영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 맡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개혁, 그 이상의 가치 구현을 위한 거버넌스 개편방향'을 주제로 마지막 발표에 나서 'ICT발전과 질적가치 창출의 부조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한국의 ICT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네트워크의 발전이 사회적·경제적인 질적가치 창출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의 반전을 위해서는 "방송통신·ICT 업무부처간 명확한 업무분장, 규제·진흥정책 컨트롤타워의 일원화, 공공성과 산업성의 조화를 이끌어낼 정부의 협응(Coordination) 능력"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부조직개편에서 "모듈화된 조직(국·실)의 위치이동은 무의미하다"며 조직외형 변화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부조직을 바꾼다고, 형태가 바뀐다고 갑자기 일을 잘할 수 있는 것 아니다. 부처의 혼합과 인력의 이동에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성급한 개편을 경계했다.
세 명의 발제가 끝나고 이어진 토론에서 윤태범 방통대 행정학과 교수는 '신뢰회복'이 조직개편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사회는 정부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부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없다면, 정권은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정부조직 개편 설계와 방향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향으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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