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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꼴찌도 받을 수 있는 '정의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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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성적 대신 소득분위 따라 지급…교육권 보장
"장학금은 노력에 따른 열매" 반대 주장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꼴찌도 받을 수 있는 '정의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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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고려대학교가 지난해 1학기부터 성적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정의장학금' 제도를 실시한지 1년이 지났다.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 속에 학생의 노력과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의장학금'은 성적이 아닌 소득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소득분위가 0~2분위인 학생에게는 등록금이 100% 감면되며,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학생에겐 생활비가 별도 제공된다. 장학금을 성적이라는 결과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복지'로 접근한 셈이다.

이 학교 인문대학 재학생 A(22)씨는 지난 학기 200여만원의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았다. 국가장학금을 통해 등록비 부담은 덜었지만 생활비는 여전히 부족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는 내내 아르바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를 통해 정의장학금을 알게 됐고, 학교로부터 3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학업에 열중할 시간이 늘어났고 성적도 조금 올랐다. 그보다 더 커진 것은 마음의 여유였다.


고려대는 지난해 1학기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존의 성적장학금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폐지한 성적장학금 34억원을 저소득층 장학금, 학생자치 장학금, 해외탐방 프로젝트 등으로 전환했다. 그 영향으로 저소득층 장학금도 91억원 수준으로 14억원 가량 늘어났다. 장학금의 수혜를 입은 학생은 약 1000명 늘어난 3383명이었다.


국내에서 이같은 형태의 장학금을 시도한 것은 처음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권리인 교육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며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여러 곳에서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모든 이들이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이 학교 정경대학에 재학중인 정모(28)씨는 "열심히 노력한 대가인 성적 장학금이 사라져서 허탈하다"며 "성적 장학금은 그대로 남겨두되 저소득층을 지원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장학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 자체의 허점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많은 한국장학재단의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국가장학금 소득분위가 발표될 때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아르바이트가 필수일 정도로 생활이 빠듯하지만 고소득으로 산정돼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이른바 효율성의 문제인 것 같다"며 보다 정교한 소득분위 산정 장치로 꼭 필요한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확한 장학금 제도가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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