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대선필승 시나리오
黃 ‘버티기’→변호인단 ‘시간끌기’→탄핵기각→朴 자진사퇴,
→10월 이후 대선→범여권후보 단일화→대선 역전승
탄핵 기각되면 대선 새판 짜기 돌입
'샤이 보수층' 목소리 높아질 것으로 기대
법적 책임 없어진 朴대통령 정치적 책임 강조하며 사퇴,
여론 환기해 보수층 결집, 중도층 유인
보수 법조계도 "탄핵에 법률적 하자가 많다"며 신문 광고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재집권을 노리는 보수층이 다시 결집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패배가 확실한 만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최대한 늦추면서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헌재 탄핵심판의 지연' '탄핵 기각' '대선 새판 짜기'가 핵심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주축이 된 강경 보수층은 최근 재집권을 위한 대선 필승 시나리오를 구체화했다. '태극기 집회'를 필두로 보수층에서 탄핵 반대 여론이 가시화되자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나리오는 오는 3월13일을 전후한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과 맞물려 있다. 야당이 촛불집회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이자 상대 진영을 흔들면서 교묘하게 역전을 노리는 전략으로 회귀했다. 대통령 탄핵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강경하게 맞섰다가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략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버티기'→특별검사에 맞선 대통령 변호인단의 '시간 끌기'→탄핵 기각→보수의 전열정비→박근혜 대통령의 자진사퇴→10월 이후 대선→새누리당이 참여한 범여권후보 단일화→보수진영의 대선 역전승으로 귀결된다.
중진의원 출신인 한 여권 광역단체장은 "탄핵이 기각되는 순간 숨어있던 '샤이 보수층'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전력질주해온 야권 주자들이 혼란에 빠지는 등 대선 정국도 완전히 판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핵 기각으로 박 대통령이 법적 책임이 없다는 게 밝혀지면, 이후 적절한 시점에 자진 사퇴해 여론의 반전을 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탄핵 기각'을 전제로 한 여권의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탈당파 인사들은 탈당 행보를 접고 관망에 들어갔다. 9명 가까운 당내 대권주자 상당수도 탄핵 심판 이후로 출마 선언을 미뤘다.
보수세력의 결집은 법조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법관ㆍ헌법재판관 등을 지낸 원로 법조인 9명은 이날 오전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많다며 신문 광고를 냈다. 이들은 "법률전문가로서 헌재 판단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며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부터 헌재의 심판 진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 법적 하자와 논리의 비약이 있다고 주장해 박 대통령을 측면에서 지원했다.
또 "헌재는 9명 재판관 전원의 심리 참여가 헌법상 원칙"이라며 퇴임한 박한철 전 소장과 다음달 13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정미 재판관의 후임이 임명될 때까지 심판을 중지하라고 압박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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