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9일 야권이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결정을 요구한 데 대해 "재판관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서 재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치권이 압력을 넣거나 영향을 미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쓴소리를 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정치적 논의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가결돼서 헌재에 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일각의 '탄핵기각설·위기설'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1일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대단히 잘못된 행보를 걷고 있다"며 "탄핵심판은 재판관들이 법리에 따라 결정이 돼야지, 정치권이 간접적으로라도 압박을 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지지율도 30%대를 못 벗어나고 있으니까 거기에서 오는 위기감을 탄핵위기론으로 숨고르기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나 대권주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참석하는 문제는 "개인의 의사에 맡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이인제 전 의원의 경우에는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대중 집회에 나가 발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순수한 의도에서 발언하는 것은 탓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제도권 안에 있는 국회의원들은 국회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 90명이 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거리로 나갔을 때 정치권에 미치는 여파는 결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선 "본인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과 대권 의지, 국민적 요구 등이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탈당요구 및 출당 문제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 직후에 대통령 스스로 자진 탈당을 하지 않는 한 우리가 윤리위원회를 열어서 출당이나 제명 조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며 "1월 중순쯤 그런 결론을 내렸고 입장 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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