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살아왔던 삶과 지난 2년간의 공부 성과를 모은 책 '이재명의 굽은 팔'을 세상에 내놨다. 이 시장은 "부정의하고 불공정하고 굽은 세상 때문에 제 팔이 굽었다. 그래도 꿈이 있다, 굽은 세상을 바르게 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8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가진 출판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는 엄마의 손을 잡고 학교 대신 공장을 다녔던 소년 노동자로 살다 팔이 굽어 버린 자신의 삶과 불우했던 가족사를 소개한 뒤, 불공정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준비했던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시장은 현재 유력 대권 주자가 되기 한참 전부터 유명 학자들로부터 공부를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많은 사람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그간의 노력으로) 작은 성과를 냈고 많은 국민이 변방의 기초단체장인데도 대한민국의 살림을 맡으면 안 되겠냐고 불러줬다"고 말했다. 그는 "굽은 세상을 바른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걸음들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경북 안동에서 자라나 소년공으로 살았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경제, 사회, 정치, 인권, 문화, 여성 등 9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공부한 성과에 관한 부분이다. 이 시장은 현재와 같은 대선 주자가 되기 전이었던 2년 전부터 전문가들과 만나 세상을 공부했다. 공부 모임은 밤낮없이 공부하자는 뜻으로 '해와 달'이라고 붙였다.
공부 모임에 함께 했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 시장을 스펀지 같은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 지사, 김부겸 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남경필 경기 지사 등 많은 분과 만나 경제 공부를 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각 정치인이 공부를 대하는 태도는 각각 달랐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 시장과 관련해 "하얀 도화지 속의 마른 스펀지 같았다"면서 "각각의 선생님들이 20~30년간 공부한 내용을 마치 마른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진지한 능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최태욱 한림대 교수는 "책상물림이었던 학자들의 언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 시장은 자기 나름의 논리로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났다"며 "지난 2년간 이렇게 공부를 하신 분이라면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와 최 교수 외에도 이해영 한신대 교수, 백일 울산과학대 교수, 김연철 인제대 교수, 김영훈 6기 민노총 위원장,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조은 교수, 배다리 작가 등도 이 시장의 공부모임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대선 등을 염두하지 않은 채 함께 공부를 해왔는데 오늘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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