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논문 분석 통해 밝혀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입 안에 있는 세균이 심혈관질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제대로 양치질을 하지 않을 경우 구강 내 세균이 혈관을 딱딱하게 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혈관 수술 환자 죽종 검사 결과 구강 내 700여 종 상주 세균 중 23종 세균들이 인체 곳곳에서 검출됐습니다. 치주 질환과 심혈관질환의 관계는 오래된 이슈입니다. 치주 질환의 원인이 되는 치태와 치석은 잇몸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 염증이 혈관에 침입하면 동맥경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잇몸질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균이 잇몸 상처를 통해 혈관으로 흘러들어 심장에 도달하면 세균성 심장 질환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최근 네이처자매지에 발표된 한 메타 분석 논문은 그 동안 연구됐던 구강 건강과 심혈관 문제에 대한 연관성을 보다 총괄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논문은 혈관 수술을 한 총 1791명의 환자들의 혈관에 있던 죽종을 검사했습니다. 구강 내 살고 있는 700여 종의 상주 세균(commensal bacteria) 중 23종의 세균들이 심혈관이나 폐, 소화관, 심지어 뇌에서까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종의 세균들 중 대표적 잇몸질환 세균인 진지발리스(P. gingivalis)를 포함한 5종의 구강 내 세균들이 혈관 내에서 꺼낸 죽종에서 검출됐습니다.
잇몸 염증이 있는 사람은 피가 자주 나는데 손상된 부위에 침착된 세균이 혈액을 타고 들어가게 되면 미생물에 의해 몸의 방어 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런 염증 반응 물질이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다가 혈관 내벽에서 병인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혜성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대표원장은 "혈관 내벽에 염증반응이 생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는데 구강 내 세균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잇몸병을 간과하고 있는데 치주 질환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복합적 원인에 의한 만성질환인 만큼 보다 적극적 치료가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치주 질환의 직접적 원인인 구강 내 세균을 줄이기 위해 양치질 방법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권했습니다. 잇몸 속 세균을 닦아내기 위한 '바스법'을 추천했습니다.
김 원장은 "바스법은 칫솔모의 끝을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에 45도 방향으로 밀착시켜 약 10초쯤 앞뒤 방향으로 진동을 준 뒤 옆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라며 "칫솔의 솔을 넣고 가볍게 흔들어 주고 칫솔모가 이 세균주머니에 들어가서 닦아낼 수 있게 진동을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잇몸질환이 있는 성인들이나 노인들, 특히 임플란트를 한 사람들은 바스법으로 양치질을 해야 구강 내 세균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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