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류승완 영화감독(44)이 최근 일련의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영화인 1,052인은 7일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한 부역자들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가칭)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준)’은 이날 오전 서울아트시네마 3층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영화인 1,052인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선 류 감독을 비롯해 임시공동대표 고영재(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안영진(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등 영화 각계 참여자들의 발언과 선언문 낭독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말 영화 ‘군함도’ 촬영을 마친 류 감독은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
류 감독은 “국가가 개인의 생각을 통제하려한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영화인들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이 제일 큰 자산이다. 이를 모두 빼앗아가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블랙리스트 사태가 최근 몇 년간의 일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2010년 당시 영화 ‘부당거래’를 제작했을 때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이후 해외영화제에 참여했을 때도 담당 프로그래머들이 곤란한 일을 겪기도 했다.
류 감독은 “그때는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번 사태도 사실 놀랍지 않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 분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이는 분명히 큰 죄다. 자유를 억압하며,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감독은 국민의 주권을 빼앗으려는 블랙리스트 사태를 일선 학교상황에 비유했다. 그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왕따시키는 것도 큰일인데 국가가 나서서 왕따 행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관련자들의 사법적 절차 등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예술계 전반에 퍼진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간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국가의 통제와 억압 행위가 더욱 벌어질 것이다. 구속수사, 사퇴 등 제대로 된 사법적 처벌을 거쳐야 한다. 20세기에 있었던 일들이 21세기에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관련한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 다같이 힘을 합쳐야 할 때다”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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