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혜 인턴기자]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의 불륜설에 대해 “역겹다”고 말하는 등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씨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 씨는 이날 8시간이 넘는 재판 후 오후 10시40분 귀가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뒤 고씨와 최씨가 대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는 고씨가 법정에 들어서자 잠시 눈을 치켜뜨고 고씨를 쳐다봤다. 고씨는 증인석에 앉기 위해 외투를 벗으면서 최씨를 힐끗 확인했다.
고씨가 증언을 하는 동안 최씨는 검찰이 미리 제공한 신문사항 등 관련 자료를 변호인과 함께 살피면서 이따금 고개를 들어 고씨를 바라봤다.
이날 고 씨는 검찰이 “일각에서 이번 사태의 발단이 증인(고 씨)와 최 씨의 불륜관계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나는 신경 쓰지도 않는다”고 답했다.
고 씨는 이어 “신성한 헌재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역겹다”며, “과연 그게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변호인단(대리인단)이 할 말인지 한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 사건의 발단은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이라며 “최순실과 대통령의 관계를 알게 된 일당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다가 실패하자 악의적으로 제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판에서 최씨 변호인은 고씨에게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노출 약점을 알고 1억 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에 고씨는 “어떠한 협박도 한 적이 없고 그런 협박을 할 필요도 가치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은혜 인턴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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