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유출' 주장에도 일부 '전략적 마케팅' 가능성 높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신형 스마트폰 디자인ㆍ스펙이 잇따라 유출되고 있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LG전자가 이달 말 공개할 야심작 'G6'는 물론이고 삼성전자가 입도 뻥끗 한 적 없는 '갤럭시S8'도 진작에 유출됐다. 역대 아이폰, 갤럭시, G 시리즈가 그랬듯 비슷한 궤적을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업체의 치밀한 전략이라는 설과 빈틈없는 보안 속에 허점을 드러낸 사고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체들의 공식 반응은 '유출' 혹은 '실수' 쪽으로 모아진다.치밀한 전략이 아니라 보안의 허점이라는 것이다. 업체들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나온 정보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없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지난달 27일 IT전문 외신 벤처비트가 갤럭시S8 추정 이미지를 보도했을 때도 삼성전자는 "유출 경로를 알 수 없다"고 밝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전략적 유출' 일명 '리킹(leaking) 마케팅'이라는 게 다수설이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출시되지 않은 신형 모델의 디자인을 조금씩 흘리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특히 먼저 출시된 경쟁작에 인기가 쏠릴 때 이런 현상이 더 잦아진다"고 말했다.
유출 사실은 주로 해외 IT전문매체 등 언론을 통해 '팁스터(tipsterㆍ정보제공자)발로 흘러나온다. 설계도, 그래픽 혹은 생산 이미지 등 종류도 다양하다.
IT매체 GSM아레나는 지난달 16일 유출된 갤럭시S8의 케이스 이미지를 참고해 제품의 크기를 추측했다. 갤럭시S7보다 길이와 두께가 더 짧고 얇아졌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그동안 유출된 렌더링 이미지로 보면 갤럭시S8은 모두 곡선(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하단 홈 버튼을 없애 상하단 베젤을 최소화했음을 알 수 있다.
G6도 마찬가지다. 폰아레나는 지난달 5일 G6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하며 G6가 모듈형이던 G5와 달리 일체형으로 제작된다고 밝혔다. 더버지는 지난달 23일 G6 실물을 입수해 G6 테두리가 최소화되고 홈버튼이 없는 올스크린 스마트폰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LG는 G6의 화면 비율이 18대9임을 밝힌 상태다.
중요한 건 '유출'과 '마케팅' 사이 균형이다. 리킹 마케팅이 극적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필요하다. 과도한 정보를 흘릴 경우 오히려 신제품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ㆍ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뜨는 뉴스
때때로 리킹 마케팅이 나쁜 부메랑이 돼 돌아오기도 한다. 2015년 LG가 'G4'를 공개하기 전 공식 홈페이지에 버젓이 G4의 스펙과 디자인이 올라왔다. 업체는 '내부직원의 실수'라고 했다. 대중은 '속보이는 유출'이라고 봤다. G4 속 혁신에 대한 대중 떠보기에다 곧 출시될 '갤럭시S6' 견제라고 해석했다.
전략적 유출에 능한 업체는 애플이다. 애플은 때때로 우호적 언론에 아이폰에 관한 새 소식을 조금씩 흘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의 연구개발(R&D) 센터 옆에 폭스콘의 프로토타입 제조공장을 지어 타의적 유출은 줄이려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유출도 조절하겠다는 이야기다.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시리즈가 10년 가까이 신비주의를 유지하는 데는 이 같은 애플의 전략적 유출의 힘이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