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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철강만 써라…트럼프 또 막가파식 '사인'
-美 송유관 수출, 지난해 47만t, 2900억원 정도
-철강업계 "해외 수출 중 미국 시장이 70~80% 가량"
-세부 내용과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관망세'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미국내 모든 송유관건설에 자국산 철강재만 사용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명령에 철강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동양철관 등의 미국 송유관 수출은 지난해 물량 기준 47만t, 금액으로는 2900억원 정도다. 이 중 업계 1ㆍ2위인 현대제철과 세아제강이 해마다 10만t가량의 송유관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강관을 생산하는 국내 철강업체의 해외 수출 중 미국 시장이 70~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실제로 행정명령이 이뤄질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되는 건 분명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자 철강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행정명령의 세부 내용과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망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모든 송유관 건설에 들어가는 철강재를 미국산으로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서 미국산 철강은 '모든 제조 과정이 미국에서 이뤄진 것'을 의미한다. 미국 상무부는 180일 안에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법과 제도로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어서 아직 6개월의 시간이 남아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행정명령이 아직 법적 효력을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 할 것"이라며 "아울러 신시장 발굴과 수출 품목 전환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국내 최대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은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현재까지 송유관만 명시된 상황에서 유정용 강관까지 제재의 범위가 늘어날 지 고민이 깊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유정용 강관(OCTG) 공장을 1억 달러에 인수해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국내 관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유정용 강관 제품 생산부터 후처리(완제품 직전 가공 단계)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했다는 의미가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아직 세부 제재 내용이 구체화 한 것이 없기 때문에 나오면 거기에 맞는 대응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미국 송유관 생산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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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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