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대선 중도포기로 개헌 논의 동력 상실…안희정·남경필 '세대교체' 표방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정치권의 개헌 추진 동력이 급격히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선 구도가 '개헌 대 호헌' 프레임에서 '세대 경쟁' 프레임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이 대선 전 개헌을 추진할 '개헌추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지 하루만에 대권 도전의 뜻을 접으면서 개헌 논의의 불씨도 꺼져가는 양상이다.
가장 타격을 입은 건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1일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전 개헌'과 '분권형 대통령제'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대선 국면 전환을 노렸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나라의 앞날을 위해 우리 당이 총력을 다해 대선 전 분권형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반 전 총장과 만나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선 전 개헌에 소극적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압박하는 전략을 취하는 듯 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난관에 부딪치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반 전 총장의 개헌협의체 구성 제안으로 개헌논의가 급물살을 타나 싶었지만 여야 대선주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조기대선 국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개헌을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다수였다.
일각에서는 반 전 총장의 사퇴가 '문재인 대세론'에 맞설 50대 대권 주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헌 대 호헌 세력의 대결 구도였던 대선 프레임이 '세대 간 경쟁'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야권의 안희정 충남지사와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지사가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표방하고 있다.
실제로 안 지사의 지지율은 설 연휴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고, 충청권 민심이 반 전 총장에서 안 지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충청권 출신의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은 2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안 지사에 대해 "상당한 잠재력과 폭발력이 있다"며 "일부 민심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도 "문 전 대표가 던지는 화두는 전부 다 과거지향적이다. 그러나 안희정ㆍ남경필 지사가 던지고 있는 화두는 미래지향적인 것"이라며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이런 차원에서 같은 고리로 엮을 수 있지 않나"라고 내다봤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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