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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가 블랙리스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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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억 투입 정부청사 '얼굴인식시스템'…"얼굴인식이 안된다!"

[르포]"제가 블랙리스트일까요?" ▲정부청사에 보안강화를 위해 구축한 얼굴인식시스템이 정작 얼굴을 인식하지 못해 원성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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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삐삐삐~"

1일 아침 7시. 정부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 출입구. 1월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는 얼굴인식시스템에서 또 다시 굉음이 쏟아졌다. '얼굴인식 실패'라는 문구와 함께 빨간 색으로 'X'라는 표시가 눈앞에 큼지막하게 나타났다. 굉음과 함께 'X'라는 표시를 볼 때마다 불쾌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이거 왜 안 되는 거예요?"

출입구를 지키는 방호원에게 물어도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얼굴인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네요"라는 말만 들을 뿐이다. 마치 '당신의 출입은 거부됐습니다'는 말처럼 들려 아침부터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 하루에 몇 번씩 출입구를 통과할 때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미래부 소속 공무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얼굴인식에 실패해 '삐삐삐'라는 불쾌한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2016년 4월 정부서울청사가 뚫린 적이 있다. 출입증이 없는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특정 부처의 특정 과에까지 들어간 것이 확인되면서 청사 안이 발칵 뒤집혔다. 정부청사 보안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고 부랴부랴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보안강화의 일환으로 오는 3월부터 정부청사 모든 곳에 '얼굴인식시스템'을 가동한다. 기존에는 출입증을 태그만 하던 것에서 사진을 미리 등록시키고 출입할 때 출입증과 함께 얼굴을 인식해 이중으로 보안을 강화한 시스템이다.


현재 시범 운영 중에 있다. 설치된 얼굴인식단말기는 총 186대에 이른다. 세종청사 112대, 과천청사 29대, 서울청사 26대, 대전청사 19대 등이다. 과천청사에 있는 11개 기관 3395명은 이미 사진을 촬영해 등록시켰다. 예산 22억 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이 같은 얼굴인식시스템이 매번 에러를 일으킨다는 데 있다. 시범운영한 지 한 달이 지나가고 있는데 얼굴인식 실패율은 변함이 없다. 10번 중 1번 정도 인식에 성공할 뿐이다. 이는 등록한 사진과 실제 출입할 때 얼굴에 조금만 차이가 있더라도 인식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모자를 쓰거나 머리카락이 얼굴을 약간 가린 경우도 인식하지 못한다.


얼굴을 찡그리거나 웃어도 인식 실패로 이어진다. 여성의 경우 머리에 액세서리를 한 경우도 인식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을 등록했다가 머리를 파마한 경우에도 인식실패율이 매우 높다.


미래부의 한 공무원은 "보안수준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 같다"며 "출입 자체를 아예 원천봉쇄하고 있어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 아니겠느냐"며 비꼬았다. 또 다른 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류가 계속되면서 마치 내가 '블랙리스트'에 등록된 것처럼 느껴져 기분이 찜찜하다"고 말했다.


예산 22억 원이 투입된 얼굴인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월 본격 가동되고 계속 오류가 발생하면 불편함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궁극적으로 얼굴인식률이 해결되지 않으면 무용지물론에 빠져들면서 예상 낭비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과천청사관리소는 최근 얼굴인식시스템에 문제가 불거지자 미래부 기자실을 찾아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과천청사관리소 측은 "2월말까지 안정화 작업을 거치면서 인식실패 사례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며 "시범운영 결과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보완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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