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31일(현지시간) 뉴욕 주요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실망감에 따라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107.04포인트(-0.54%) 하락한 1만9864.09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2.03포인트(-0.09%) 내려간 2278.87로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07포인트(0.02%) 상승한 5614.79로 장을 종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날 다우 지수의 하락세는 미 대선 이후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낙관론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하나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발동된 것에 대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신호로 파악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27일 테러 위험이 있는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 예멘, 리비아, 수단, 소말리아 등 7개 국가의 국민에 대해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90일 동안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기업들의 실적 저하도 증시 하락을 도왔다. 언더 아모르는 기대 이하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26% 추락했다. 할리-데이비슨도 3.2% 떨어졌다.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는 기대 이하의 올해 실적 전망에 따라 6.5% 내렸다. 페덱스도 2.3% 떨어졌다.
이날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지수는 99.57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100.44를 기록했다. WSJ 달러 지수는 전날 대비 0.8% 내렸다.
달러 대비 유로는 0.9% 오른 1.08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위참모로 평가받는 피터 나바로 신설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이 저평가된 유로화를 앞세워 독일이 "교역상대국을 착취한다"고 하면서 유로 가치가 상승했다.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5.40달러(1.3%) 뛴 온스당 1211.40달러에 마감했다. 달러 약세에다 주식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2.486%에서 2.444%로 하락했다. 수익률 하락은 국채값 상승을 뜻한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1개 회원국이 감산 합의에 순조롭게 동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 마감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8센트(0.3%) 오른 배럴당 52.8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48센트(0.9%) 높은 배럴당 55.71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은 1월에 하루 평균 3000만 배럴의 원유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인 작년 12월의 3120만 배럴에 비해 120만 배럴 줄었다. OPEC 회원국들이 합의한 감산 목표의 82% 수준으로 예상보다 순조로운 감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시장 기대에 못미쳤다.
콘퍼런스보드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 기준, 111.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113.3 대비 내려간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 112.0에도 못미친다. 1월 여건지수는 129.7로 전월 123.5에서 상승했다. 1월 기대지수는 전월 106.4에서 99.8로 내렸다.
미 노동부는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5%(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0.6% 상승을 밑돈 수준이다. 2016년 고용비용지수는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 특히 4분기 고용비용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임금은 0.5% 오르는데 그쳤다. 임금 외 수당은 0.4% 상승했다. 이는 2015년 봄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이에 대해 미 경제 매체 CNBC는 임금 상승의 부진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Fed는 이날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돌입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