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NC의 구창모는 다음달 미국 전지훈련지에서 스무 번째 생일을 맞는다. 그는 올 시즌 NC의 선발 한 자리를 노린다.
구창모는 '배구장 트리오'의 일원이다. 배구장은 배재환(23), 구창모, 장현식(23)의 성을 따 만든 단어다. 셋은 지난해 NC 선발진에 구멍이 났을 때 미래의 선발투수 후보로 주목을 받은 젊은 투수들이다. 구창모는 두 형과 친하다고 했다. "지난해 시즌 초에는 (박)준영(20)이와 붙어 다녔는데 준영이가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가면서 현식이 형, 재환이 형과 친해졌다"고 했다.
언론이 셋을 배구장으로 엮으면서 계속 언급한 것도 친해진 계기가 됐다. 구창모는 "배구장으로 함께 불려 기분이 좋았다. 기대를 많이 한다는 의미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구창모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를 했다.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선수 생활을 하다 부상으로 그만둔 아버지는 아들 둘 중 한 명을 야구선수로 키우려고 생각했다. 동생인 창모가 간택(?)을 받았다. 구창모는 "형이 운동을 더 잘 했는데 왼손잡이인 내가 야구를 하게 됐다"고 했다.
구창모에게 본격적으로 야구를 가르쳐준 사람은 두산 베어스의 최해명 코치(53)다. 최 코치는 아버지의 친구다. 구창모는 천안에서 태어났지만 최 코치의 아들과 함께 서울 덕수중을 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울산공고를 다녔다. 당시 최 코치가 울산공고 감독으로 일했다. 최 코치와는 퓨처스 리그 경기할 때 자주 경기장에서 만났고 지금도 자주 연락을 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어릴 때 야구를 많이 가르쳐주었다. 구창모는 "그때 가르쳐주셨던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고등학교 때 잘 해서 프로에 들어오니까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구창모는 지난해 서른아홉 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4.19(68.2이닝 32자책)를 기록했다. 구원으로만 던지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8월 중순부터는 선발로 많이 나섰다. 선발투수로 아홉 번 등판했다. 구창모는 선발투수를 원한다. 선발로 뛰려면 기복을 줄여야 한다. 그는 "구원투수로 등판할 때는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못 느꼈는데 선발 때는 달랐다.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지다 보니까 밸런스가 왔다갔다 했다. 한 번 밸런스가 무너지면 되찾는게 힘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과제는 체인지업 익히기. 그는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바깥쪽 공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전지훈련에서는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연습해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던질 수 있을 정도의 무기로 만들었고 올해는 체인지업을 목표로 삼았다. 구창모는 커브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구창모는 닮고 싶은 선배 투수로 차우찬(30)과 양현종(29)을 꼽았다. "선배 왼손 투수들은 모두 유심히 살펴보는데 두 선배의 스타일이 저와 비슷하다"고 했다. 구창모는 자신의 투구폼과 관련해 "공을 좀 숨기는 유형이고 타점(공을 던지는 지점)이 높아서 각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선발 자리를 차지하려면 배재환, 장현식과 경쟁해 이겨야 한다. 김경문 NC 감독(59)은 전지훈련 때 셋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구창모는 "경쟁이 없으면 안 된다. 친하게 지내지만 야구장에서는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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