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도, 골룸, 간달프 캐릭터에 담긴 인간의 양면적 속성

[아시아경제 김희윤 작가] 판타지 장르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반지의 제왕 전 시리즈가 확장판 재개봉을 통해 관객을 다시 찾은 가운데, 시리즈를 풍성하게 채운 다양한 캐릭터들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J.R.R 톨킨이 만든 세계 속 다양한 캐릭터 중 관객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은 3명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반지와 우정에 얽힌 다양한 인간군상을 알아보자.
프로도, 약자의 얼굴로 결국 주인공이 되다
본래 호빗족의 목가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성격답게 부유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누리던 프로도는 자신을 거뒀던 삼촌 빌보 배긴스가 남긴 반지와 그에 얽힌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아 머나먼 여정에 나선다.
"길은 잘 모르지만, 제가 반지를 갖고 떠나겠습니다"
중간세계 인물 중 반지가 내뿜는 강력한 유혹을 물리치고, 정작 길을 몰라 골룸을 길잡이로 여정을 계속하던 중 반지를 노리는 골룸과의 갈등, 반지와의 사투를 통해 얻은 정신적 후유증, 마술사왕에게 찔린 상처, 쉴로브에게 물린 상처 등을 이겨내고 전쟁이 끝나고 2년 후 간달프와 삼촌 빌보, 그리고 요정들과 함께 서쪽 불멸의 땅으로 떠났다. 끝내 반지의 운반자로서의 역할은 다 했으나, 마지막 순간 유혹에 사로잡혔다는 점에서 인간의 유한한 모습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룸, 반지에 사로잡힌 선과 악의 내적반영
어쩌면 프로도보다 반지의 제왕의 실질적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골룸은 본래 스미골이라 불렸던 호빗의 먼 친척뻘 부족의 일원이었다. 친구 데아골과 낚시 중 친구가 강바닥에서 절대반지를 발견하자 그와 싸우다 그를 목 졸라 죽인다.
"오늘은 내 생일이었으니 이 반지는 생일선물로서 받은 소중한 보물"
빌보에게 반지를 도둑맞고 갖은 고초를 겪던 그는 반지를 쫓던 중 프로도와 샘을 만나 의도치 않게 적을 돕고 여정을 안내하는 하인이 된다. 반지의 주인임을 선언한 프로도의 손을 물어 반지 탈취하나 이내 운명의 산 용암에 추락, 반지와 함께 죽음을 맞는다. 스미골의 착한 인격과 골룸의 사악한 인격이 공존하는 뒤틀린 그의 캐릭터는 선과 악이 함께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적확히 짚어내고 있다.

간달프, 선하고 지혜로운 현자
명색이 마법사지만 마법을 보여주지 않으니 현자에 가까운 인물. 그러나 신화적인 의미로서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그의 역할은 성직자 또는 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누구나 살다보면 원하지 않은 일들을 겪게 된단다. 하지만 그걸 결정하는 건 우리가 아니야.
그저 우리는 주어진 매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를 결정할 뿐이지."
심연의 괴물 발록과 싸우던 중 죽음을 맞아 잠시 혼이 고향으로 돌아갔다 돌아와 부활한 그는 빌보의 반지가 가진 정체를 의심해 원정대를 꾸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무엇보다 반지의 악령인 나즈굴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좋은 출신성분과 신분을 지녔음에도 일생 방랑의 길을 다녀 온 그는 이후 빌보, 프로도와 함께 바다건너 서쪽 불멸의 땅으로 돌아간다.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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