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특검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최순실 씨에게 "염병하네"라고 일갈한 청소아줌마에 이은 새로운 '사이다 시민'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6일 최씨 측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최씨가 특검 조사 과정에서 "삼족을 멸하고 모든 가족을 파멸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는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의 발언이 끝난 뒤 근처에서 손피켓을 들고 1인시위 중이던 한 50대 여성이 갑자기 "민주주의가 뭐예요?"라며 "박근혜 데리고 대한민국 떠나라고 하십시오"라고 소리쳐 시선을 압도했다.
이 말을 들은 이 변호사가 해당 여성 앞으로 다가서자 여성은 "최순실이에게 이거나 전해주시죠. 지(최순실)가 뭘 알아서 민주주의래. 지가 광장에 나가서 민주주의 투쟁이나 해놨나. 우리가 이끌어 놓은 민주주의를 지가 무슨 자격으로"라며 본인이 들고 있던 손피켓을 이 변호사에게 내밀었다.
손피켓에는 ‘민주주의 입에 올리지마 순실이 왕국, 꿈 무너져 억울하겠지! 입 열고 공손하게 특검에 임하라’라는 비판적인 내용이 쓰여 있었다.
이어 여성은 "나도 최순실이랑 똑같은 아줌마다. 지가 대통령입니까. 자기 자식과 손자만 중요합니까"라며 비판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해당 여성이 다소 거친 발언을 하자 특정 정파와 관련된 단체 소속 회원인지 여부를 의심하는 현장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에 여성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제 이름은 ooo이고 51살입니다. 86학번입니다"라고 직접 신원을 밝혔다.
서초동에 사는 평범한 주부라고 말한 그녀는 "오전에 빨래하고 청소기 돌리다가 뉴스 보고 기자회견 한대서 걸어서 찾아왔다. 너무 평범한 시민인데 억울해서 나왔다. 저도 민주화 투쟁 당시 학생운동 조금하고 촛불집회 몇 번 나간 게 전부라서 민주주의라는 숭고한 말을 함부로 꺼내지 못하는데,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특검이 그러면 공주대접 해주면서 수사해야 하나"며 "순실이는 박근혜와 똑같아요. 아직 인생의 쓴맛을 못 봤구나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리 시민들이 가만히 있는 거 같지만 분노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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