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대선 전 개헌'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정략적"이라며 반발했다. 향후 개헌을 축으로 두 잠룡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6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이 갑자기 대선 전 개헌 들고 나온 거 아니냐"며 "자꾸 개헌 문제를 정략적으로 하려고 하는 게 국민의 뜻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반 전 총장은 25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대선 전 개헌을 주장했다. 그는 분권형 권력 구조 개편과 함께 대선·총선 주기를 맞춰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방침도 밝혔다. 지난 16일 "대선 전 개헌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또한 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개헌에 유보적인 데 대해 "민주당에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문 전 대표 개인 의사가 탐욕스럽게 적용돼서 그런 것인지 개인 의사라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문 전 대표를 제외한 개헌에 공감하면서, 일각에선 개헌을 필두로 '반문(반문재인) 연대'가 결성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표는 '개헌 마이웨이'를 가겠단 입장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선 전 개헌이 어렵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고 강조했다.
개헌 관련 문 전 대표는 대선 시기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의 논의와 각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다음 정부 초기에 이 부분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내년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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