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1986년 이후 30년 만에 절반으로 감소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1인당 양곡 소비량은 71.2㎏으로 전년도 73.8㎏ 대비 0.5㎏ 감소했다.
연간 양곡 소비량은 198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30년 전인 1986년 소비량(142.4㎏)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양곡 소비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국민들이 쌀을 먹지 않아서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61.9㎏을 소비했다. 전년도 소비량인 62.9㎏보다 1.0㎏(1.6%) 감소한 것이며, 역시 30년 전인 1986년 연간소비량 127.7㎏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 역시 전년도 172.4g 보다 2.8g 줄어든 169.6g에 그쳤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통계작성을 시작한 1963년 105.5㎏이었지만 이듬해 곧바로 120㎏대로 증가했고, 1979년에는 사상 최대치인 135.6㎏까지 늘었다.
그러나 산업발전에 따른 소비습관과 식생활 변화, 서구식 음식문화 전파 등으로 쌀 소비량은 1998년 99.2㎏으로 100㎏대 밑으로 떨어졌으며, 2000년대 들어서면서 부터 급속도로 감소해오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쌀 소비량이 50㎏대로 낮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보리나 밀가루, 잡곡, 두(豆)류 등 기타 양곡 소비량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기타 양곡 소비량은 9.3㎏으로 전년도 8.8㎏ 대비 0.5㎏(5.7%)나 증가했다. 2012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다.
양곡별로는 보리쌀 1.4kg, 밀가루 1.2kg, 잡곡 1.2kg, 두류 2.6kg, 서류 2.8kg을 소비했다. 전년도와 비교해서 보리쌀과 잡곡, 서류 소비량은 늘어났으며 두류 소비량은 줄었다.
전체 양곡 소비량 중에서 기타 양곡이 차지하는 비중도 13.1%로 4년 연속 오름세다.
다만 식품 원료로 쓰이는 쌀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식료품·음료 제조 등 사업체부문에서 제품 원료로 사용한 쌀은 65만8869t으로 전년에 비해 8만3409t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1년 64만5927t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쌀 소비량이 많은 업종은 주정(酒精) 제조업으로 전년도 보다 6만6602t(42.8%)이 늘어난 22만2356t을 소비했했다. 전체 사업체부문 쌀 소비량에서 33.7%나 차지했다.
이어 떡류 제조업 16만9618t(25.7%), 도시락·식사용 조리식품 10만247t(15.2%), 탁주·약주 제조업 5만1592t(7.8%) 순이었다.
전체 사업체의 쌀 소비량에서 주정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보다 증가한 반면, 떡류 제조업과 도시락·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 등은 줄었다.
또 농사를 짓는 농가에서 상대적으로 양곡 소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의 1인당 양곡 소비량은 115.7㎏으로, 비농가 소비량 68.5kg 보다 많았다. 농가 1인당 쌀 소비량 역시 100.5㎏으로 비농가 소비량 59.6kg을 앞섰다.
다만 농가와 비농가의 쌀 소비량은 전년 대비 각각 1.6%, 0.7% 감소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햅쌀이 생산되는 2015년 11월1일부터 2016년 10월31일까지 양곡년도를 기준으로 가구 1559곳, 사업체 2567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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