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등 국제연구팀, 개인별 유전체 분석법 내놓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다른 암과 달리 위암은 재발위험이 높습니다. 국제 연구팀이 재발위험이 높은 위암에 대해 유전체 분석을 통한 새로운 예측 방법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위암 재발 예측 가능성이 가장 높은 6개 유전자를 선별해 냈습니다.
위암은 재발 위험이 높아 수술 후에도 정기적 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를 보면 일반적으로 조기 위암의 경우 5~10%, 3기 이상의 위암에서는 40~70%가 재발하는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1~4기로 평가되는 암의 '병리학적 병기(Pathologic Stage)' 기준의 재발 위험 평가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환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위암 세포와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부분이 아닙니다.
이근욱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교수와 이주석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병원 교수는 공동 연구를 통해 병기와 별개로 환자별 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재발 위험을 분석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수술을 받은 위암 환자 267명의 암 유전체를 분석해 환자의 예후에 영향이 있는 'YAP1' 유전자 활성과 암 재발, 사망 위험 등 연관성이 있는 156개 유전자를 추출하고 이를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각 암 유전자의 발현정도를 평가하고 이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재발위험척도(RRS; Recurrence Risk Score)라는 기준을 내놓았습니다. 최종적으로 검사가 쉬우면서 위암 재발의 가능성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6개(IGFBP4, SFRP4,SPOCK1, SULF1, THBS, GADD45B)를 선별했습니다.
이 유전자 6개를 새로운 환자 317명의 표본으로 확인한 결과 재발 위험도가 성공적으로 예측됐습니다. 이 중에서 2기 위암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재발위험척도가 높은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재발 위험도가 2.9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유전자 검사는 병리학적 병기 외에는 그 동안 확립된 검사법이 없었던 위암 재발을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평가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실제 많이 사용되는 PCR(중합효소연쇄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 방법을 사용할 수 있어 진료 현장에 쉽게 적용이 가능합니다.
이근욱 교수는 "환자가 개인별로 가진 암세포의 특성에 따라 위암의 재발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 검사법이 진료 현장에 적용하기에 쉽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검사법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추가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다 정확한 예측법이 나옴에 따라 앞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 과정이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