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세청 세수 208조 중 서울 61조…비중 29%대 추락
부산 세수 4년 만에 두배 이상↑…대구·대전·광주도 늘어
지방이전 공공기관·기업 지역 세수 견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나라 전체 세수에서 서울이 차지하던 비중이 20%대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산이나 대전 등 지방에서 고르게 세수가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세수가 평준화되는 모습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23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전국 세수 총계는 2015년도 귀속 기준으로 208조1615억원으로 2011년 180조1531억원을 기록한 후 4년 만에 15.5% 증가했다.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던 2013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청이 걷은 세금은 61조344억원으로 2011년(62조6011억원)보다 되레 줄었다.
서울청 세수는 2012년 65조414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3년에 60조원으로 내려앉았다가 2014년 61조6844억원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감소세로 다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전체 세수에서 서울청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2011년 34.7%를 기록한 이후 2012년에는 34.0%, 2013년 31.9%, 2014년 31.5%로 줄어들다가 지난해에는 29.3%를 나타냈다. 역대 처음으로 20%대로 낮아진 것이다.
서울의 세수 감소는 기업과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울에서 세금을 납부한 납세자는 383만8728명으로, 2011년 344만5383명보다 40만명가량 늘어났다. 이들로부터 걷은 소득세는 4년 동안 20조7322억원에서 27조2183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법인세와 증권거래세는 크게 감소했다. 2011년 27조4533억원이던 서울청의 법인세는 지난해 19조9378억원으로 27.3%나 줄었으며 증권 유관기관 본사 이전에 따라 증권거래세는 4조2241억원에서 1677억원으로 급감했다.
서울청과는 반대로 나머지 5개청은 모두 세수가 크게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부산청은 5년간 세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1년 16조3474억원이던 부산청 세수는 지난해 33조7633억원으로 106.5%나 급증했다.
경기와 인천, 강원 등이 포함된 중부청은 지난해 34조3724억원을 걷어들여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부산청에 바짝 추격을 당하게 됐다.
중부청은 2011년 이후 4년간 세수가 36.4% 늘어났지만 서울을 제외한 5개 청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에 머물렀다.
대전청과 광주청은 세수가 4년 동안 9조6638억원에서 14조6204억원으로, 8조3056억원에서 11조5335억원으로 각각 51.3%, 38.8% 증가했다.
대구청은 2011년 4조4580억원에서 8조5937억원으로 92.7%나 늘어나 부산청에 이어 세수 증가율 2위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세수를 올린 세무서는 처음으로 서울국세청 산하 세무서가 아닌 부산청 수영세무서가 이름을 올렸다.
수영세무서 관할지역으로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이 이전하면서 증권거래세와 법인세 등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대표적인 세수 상위 세무서였던 남대문세무서(10조5961억원)는 2위로 밀려났고, 금융공공기관 이전 여파로 영등포세무서(5조4000억원)는 4위로 내려앉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공공기관을 포함해 기업들이 지방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지역의 세수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마무리됐지만 직원이나 관련 기업 유치 등으로 인해 지역 세수는 꾸준한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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