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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이젠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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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 시대 도래…과학적 해법으로 국제 공조에 나서야

[과학을 읽다]"이젠 물이다" ▲조만간 물 부족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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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물은 생명의 원천입니다. 물 없이 인간은 살 수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가뭄이 온 나라를 휩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물 부족은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우리는 아직 물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끼지 못합니다. 마시고 싶을 때 가까운 곳에 언제나 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값싸게 마실 수 있습니다.

짧은 가뭄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계속되는 가뭄이 20세기 들어 여러 번 일어났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도 가뭄으로 큰 상처를 남긴 사건은 적지 않습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농작물과 물 공급에 '재앙적 기록'이 될 정도로 그 영향은 컸습니다. 그 실체를 알게 된다면 물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최근 물 부족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배경입니다.


◆심각한 가뭄…치명적=가까운 역사에서 우리는 이 같은 현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단과 에티오피아가 위치하고 있는 이른바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에 1984~1985년 심각한 가뭄이 이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 기근이 일어났고 약 75만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물 부족이 생명에 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뭄은 산불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2013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오랫동안 계속된 가뭄 때문이었습니다. 이 산불로 360㎢ 넘는 지역이 화재에 휩싸였습니다. 이 산불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포착될 정도였습니다.


◆21세기 주요 가뭄 피해…상상초월=21세기에 발생한 주요 가뭄사건을 보면 재산 피해는 물론 생명까지 앗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촌에 걸쳐 가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의 대상입니다. 이는 기후변화로 전 지구촌이 물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2006년 5월 인도에서 40도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서 53명이 사망했습니다. 2006년 5월 중국 베이징 일대에 가뭄이 덮치면서 1400만 명이 식수부족에 시달렸습니다. 호주에서는 2009년 2월 고온에 의한 산불이 발생해 2029채의 가옥이 파괴되고 210명이 생명을 잃는 재해가 일어났습니다. 2014년 9월에는 미국에 가뭄이 발생해 7조3300억 원의 피해가 집계됐습니다.


◆2025년엔 수십 억 명…물 부족에 시달려=각 기관마다 내놓은 미래 물 부족 보고서를 보면 충격적입니다. 서둘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곳에 이릅니다.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 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는 2025년쯤에 약 24억~34억 명의 사람들이 물 압박 또는 물 부족 국가에 살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조금 보수적으로 내다봤습니다. 2025년에 6억5300만~9억400만 명이 물 부족에 직면하고 2050년에는 약 24억3000만 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UN 세계 수자원개발 보고서는 지구의 1인당 담수 공급량은 앞으로 20년 안에 3분의1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때문에 2050년까지 적게는 48개국 20억 명, 많게는 60개국 70억 명이 물 부족에 빠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는 "물 문제는 기후변화나 환경문제처럼 세계적 협력과 과학적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한 나라가, 혹은 개인이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공동의 전선을 만들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세계 인구의 물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지구 전체의 수자원의 양은 거의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은 감소할 것이고 물과 관련된 환경피해는 갈수록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과학을 읽다]"이젠 물이다"

◆담수 전쟁 시작되나=물 부족은 전 세계적으로 담수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담수가 있는 강이 대부분 국가 간 사이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300여개가 넘는 강들이 두 국가 이상에 걸쳐 흐르고 있습니다. 국제하천 유역에 약 50개국의 세계인구 35~40%가 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도 남북 공유하천으로 북한강과 임진강이 있습니다. 국제 공유하천을 둘러싼 물이용과 관련한 분쟁은 과거부터 계속돼 왔는데 앞으로 이 같은 분쟁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범지구적 차원의 수자원 국제협력은 2003년 출범된 UN-Water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UN-Water는 지구적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24개의 UN 기구, 비UN 파트너기구들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입니다. 회원기관들이 물과 위생에 관한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합니다.


◆소금물을 먹는 물로=이 같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 방법으로 과학적 해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최근 식물 뿌리를 모방한 새로운 해수담수화 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바다 염생식물 뿌리의 메커니즘을 모방해 별도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는 생체모방형 해수담수화 기술을 내놓았습니다.


염분이 많은 해안지역에서 자라는 대표적 염생식물인 맹그로브 뿌리를 생체 모방한 기술입니다. 기존의 해수담수화 기술과 비슷한 물 정화 성능(96.5%의 염분 제거)을 보였습니다. 제작과정도 간단하고 작은 규모의 설비로 구동이 가능해 오지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맹그로브(mangrove)는 대표적 염생식물입니다. 맹그로브의 뿌리는 나트륨이온을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수 소금기의 약 90%를 걸러냅니다. 지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 수 있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물 부족 사태는 갈수록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물 부족 국가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닷물을 담수화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해수담수화 방법은 지나친 에너지 사용, 제 3국가나 오지에는 설치하기 어려운 점 등 많은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맹그로브의 뿌리에서 일어나는 염분 제거 메커니즘을 생체 모방해 후처리 공정 없이 지속적으로 해수를 담수화시킬 수 있는 기술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연구입니다. 인공적으로 제작한 PET 멤브레인에 양전하를 갖는 물질과 음전하를 갖는 물질을 층층(layer-by-layer)의 적층(deposition) 방식으로 여러 층으로 씌워 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한 정전기적 특성을 갖는 생체모방형 담수화 멤브레인을 제작했습니다.


생체모방형 멤브레인을 이용해 100밀리몰(mM)의 염화나트륨(NaCl) 수용액을 필터링한 결과 약 96.5%의 염분이 걸러졌습니다. 실험이 진행된 3일 동안 토출 유량이 7.6 리터(단위면적, 단위시간당, m2h)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됐습니다. 이번 멤브레인을 이용해 필터링 횟수를 늘리면 실제 바닷물(약 310mM)도 토출 유량 2.3리터(단위면적, 단위시간당, m2h)로 담수화 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기술은 물정화 성능이 뛰어난 것은 물론 제작과정이 간단하고 작은 규모의 설비로 구동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개발도상국, 오지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이번 연구는 이상준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이상준 교수는 "맹그로브 뿌리의 물 정화 메커니즘을 생체 모방한 새로운 멤브레인 기술을 도출해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며 "값싼 비용으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해수를 담수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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