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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가 움직인다"…유통업계 2·3세 약진, 몸 낮춘 리더십으로 더 높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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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금수저' 아닌 '수평적 경영인'으로 등장
구내식당·회식자리선 소탈한 모습으로 '소통형 리더'
평사원으로 입사해 공장서 생산업무 맡기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이주현 기자, 조호윤 기자]올해 유통업계의 '젊은 피', 오너일가 2ㆍ3세들의 약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긴 불황과 소비심리 악화로 고전을 치르고 있는 시장에 전진 배치되며 경영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분위기다. 70~80년대생인 이들은 특유의 소탈한 모습과 남다른 소통방식으로 현장의 일선에 섰다.

음주 폭행 등 불미스러운 사태로 오너일가를 '제왕적 금수저'로 평가하며 불편해하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제조 현장에서부터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받고 직원들과 끊임없이 스킨십하려는 태도에서 '수평적 경영인'으로의 변화도 감지된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두 딸 임세령·임상민 전무
구내식당·회식자리서 소탈한 모습과 소통형 리더십 정평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두 딸인 임세령ㆍ임상민 자매는 지난해 11월 나란히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장녀 임세령 전무는 식품비즈니스유닛(BU) 마케팅담당중역을, 차녀 임상민 전무는 식품ㆍ소재BU 두 사업부문의 전략담당중역을 맡고있다.

"젊은 피가 움직인다"…유통업계 2·3세 약진, 몸 낮춘 리더십으로 더 높이 뛴다 (왼쪽부터)임세령, 임상민 대상그룹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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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에서 팔짱을 끼고 다닐 정도로 우애가 깊은 이들 자매는 오너임에도 불구하고 소탈한 모습과 소통형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점심시간 구내 식당에서 이들을 마주치는 것은 흔한 일상이 됐다.


이들은 담당 부서 회식이나 술자리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잠시 얼굴만 비추고 자리를 뜨는 게 아니라 "끝까지" 함께한다. 회식 중 간간히 지급되는 '금일봉'은 직원들의 또 다른 활력소가 될 정도라는 후문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아들 허진수·허희수 부사장
일반 사원들처럼 똑같이 일하고 생활하는 솔선수범형


SPC그룹도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됐다. 허영인 회장은 지난해 장남 허진수 부사장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을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 등기이사에 앉히며 경영 승계에 나섰다. 아버지로부터 '샤니'를 물려받았지만 직접 유학길에 올라 '제빵왕'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허 회장은 두 아들 역시 일반 사원들처럼 똑같이 일하고 생활하며 능력을 쌓길 바랐다.

"젊은 피가 움직인다"…유통업계 2·3세 약진, 몸 낮춘 리더십으로 더 높이 뛴다 (왼쪽부터)허진수,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실제로 두 부사장은 사내에서 '솔선수범형 리더'로 유명하다. 젊은 직원들을 보면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안부를 묻곤한다. 신입사원에게도 '내 식구 챙기기'는 예외가 아니다.


"밥 맛있게 드세요", "딸이 귀엽던데 잘 크고 있죠?"등 살갑고 소소한 인사가 벽을 허문다는 게 내부 평이다. 이렇다보니 나이많은 임원들에게도 수족부리듯 거칠게 대하는 여느 대기업 2, 3세와는 다른 모습이다. 점심시간에는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똑같이 직원들과 줄을 서서 식판을 들고 차례를 기다리는 등 탈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은 업무적으로는 굉장히 꼼꼼하지만 일 외적인 면에서는 스스럼이 없어 회사가 보다 개방적이고 자율성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한 직원은 "둘 다 겸손하고 태도가 가정교육을 잘 받은 것처럼 느껴진다"며 "단순히 '금수저'라고 여길 수 있는데, 직원들과 거리감이 없다"고 말했다.


패션ㆍ뷰티업계에서는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성실한 '딸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의 삼녀 박이라 부사장
지난 연말 산타로 변신해 직원들에게 선물 건네


"젊은 피가 움직인다"…유통업계 2·3세 약진, 몸 낮춘 리더십으로 더 높이 뛴다 박이라 세정그룹 부사장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의 삼녀인 박이라 부사장은 소탈한 모습으로 직원들 사이에서도 인기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말 일일산타로 변신해 직원들에게 아침식사가 담긴 선물 보따리를 건네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박 부사장은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등 이벤트를 벌이며 사내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경영능력 면에서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박 부사장이 관심을 가지고 만든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두보는 2013년 론칭 이후 지난해 매출 350억원을 기록했다. 목표대비 116% 초과 달성한 실적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사원
평사원으로 입사해 오산공장서 생산 업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는 최근 세간의 이목을 끌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평사원으로 입사한 서 씨는 현재 오산공장에서 생산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이는 창업주 서성환 선대회장으로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품질제일주의'의 기업가치를 잇기 위해서다. 서 회장도 경영일선에 나서기 전인 1980년대 후반 용인공장에서 첫 근무를 하며 장항공장을 세운 이력이 있다.


업계에서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경영인들이 수년간 이어져온 불황을 타개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너일가 특유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젊은세대의 참신한 감각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80년대, 90년대 오너일가의 2, 3세 경영인들은 '오만함, 거만함'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까지도 폭행이나 욕설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지만, 상당수는 외부의 시선을 오히려 의식해 소탈한 현장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도 불황으로 유통업계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젊고 참신한 감각과 오너 특유의 결단력, 선행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결합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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