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언론과의 전쟁'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 본부에서 한 연설의 대부분은 언론을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우선 그는 취임식 인파가 적었다고 보도한 언론을 "지구에서 가장 부정직한 인간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은 내가 정보기관과 불화한 것처럼 보도하지만 내가 이곳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을 봐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반 언론 행보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비판을 날을 세웠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날인 취임 후 첫날을 언론과의 기싸움에 썼다고 비꼬았다.
NYT는 "신임 대통령과 대변인은 취임 첫날부터 악담과 불평만 했다"며 "싸우기 좋아하는 그의 스타일은 백악관에 입성해서도 지속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스파이서 대변인의 브리핑 전문을 인용하면서 미심쩍은 문장마다 주석을 달아 발언의 의도와 진위를 해석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이 "대통령 활동에 대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발언한 데 WP는 "내 상사가 시켜서 취임식 인파 규모 문제로 고함을 지르려고 여러분을 모셨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언론이 취임식 인파 사진을 고의로 조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진 촬영 각도가 다른 점은 숀이 옳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WP는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당일 워싱턴DC에서 지하철을 이용한 사람 수를 각각 78만2000명, 57만1000명으로 추산했다.
NYT, WP,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취임사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 언론들은 향후에도 새 대통령이 분열을 조장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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