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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 잇따라 GDR 상장폐지 시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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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 잇따라 GDR 상장폐지 시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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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들, 국내주식 직접 취득 쉬워져 무용지물
2014년 4월 이후 신규상장 0건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한때 값싼 자금조달과 기업 홍보 효과 등을 누릴 수 있어 인기를 끌었던 해외주식예탁증서(GDR)의 인기가 사그라들고있다. 상장사들도 실익이 미미하다는 판단에 잇따라 해외 증시에서 GDR를 상장폐지시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지난 17일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GDR(36만주)를 상폐시켰다. OCI도 지난달 9일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GDR 1488만8000주에 대한 상폐를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2003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룩셈부르크서 발행했던 GDR를 지난해 결국 13년만에 상폐시켰다.

GDR란 상장사들이 국내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없는 외국인을 위해 해외에서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GDR의 원주를 보관하고 해외 예탁기관이 이를 기초로 발행하게 된다.


GDR는 일반적인 유상증자보다 할인율이 낮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국내보다 증자에 따른 주가 변동 부담도 적으며 해외서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해외에서 산 GDR를 국내주식(원주)으로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어 가격차를 이용한 자유로운 차익거래도 가능하다.


하지만 자본시장 개방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주식에 대한 직접 취득이 쉬워지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서도 별다른 절차 없이 해외 기업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GDR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GDR를 발행한 기업수는 2014년 40곳에서 현재엔 34곳으로 줄었다.


예탁원 관계자는 "2014년 4월 기업은행과 한화케미칼의 GDR 발행 이후 최근 2년7개월 동안 해외 증시에 신규 상장된 GDR는 단 한건도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잇따라 GDR를 원주로 전환하면서 상장 주식수 감소에 따른 거래량 급감도 GDR의 인기가 식게 된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2014년 1월부터 전날까지 최근 3년간 GDR를 원주로 전환한 주식수(1억2845만주)는 원주를 GDR로 전환한 주식수(63336만주) 대비 무려 두배 차이난다. 해외 증시서 유동성이 워낙 적다보니 가격 형성이 제대로 되지않고 원주로 교환하려는 수요만 많다보니 국내 상장사 입장에서는 일조의 골칫덩이가 된 셈이다.


KCC 관계자는 "해외 GDR의 원주 전환에 따라 거래 규모와 주주수가 축소돼 상장에 따른 효용성이 없어 이번에 상폐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OCI 관계자 역시 "GDR 잔량과 유지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 유지의 실익이 크지 않아 상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DR는 발행 기업과 글로벌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 사이 법적 소송을 야기시키는 개연성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6월16일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메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주식 1만주를 취득한 이후 이틀만에 이를 영국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삼성물산 GDR로 전환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한 소송 무대를 영국 법원으로 끌고가려는 꼼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은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소멸법인이라는 이유를 들어 런던증시에 상장된 GDR를 상폐시켰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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