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를 시행 10년 만에 큰 폭 개편한다. 중소기업간 경쟁을 촉진하고 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중소기업청은 19일 '중소기업 공공구매제도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재정전략협의회'에 상정해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공구매제도 효율화 방안은 경쟁제품 졸업제 도입, 조달시장 진입촉진, 제도운영의 효율성 제고 등 총 4개 분야 11개 과제로 이뤄져 있다.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등 관련 규정을 올해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시장은 2015년 약 17조원 규모로 2007년 제도 도입시(6조3000억원) 보다 큰 폭 증가하는 등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하는 가장 핵심적인 수단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경쟁제품 시장에서 중소기업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보호의 틀에 안주하거나, 제조시설이 없는 창업벤처기업과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의 조달시장 진입규제 등 제도의 효율성이 저하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중소기업청은 밝혔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경쟁제도의 문제 해소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 제도개선 테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심층평가와 조달연구원, 중기연구원 등을 통한 연구용역으로 경쟁제도 전반에 대한 분석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됐다.
먼저 독과점 발생 품목에 대해 '졸업제'를 실시하고, 경쟁제품 지정·제외 기준을 강화한다. 경쟁제품 정기지정(매 3년)시 독과점 발생 여부를 조사해 조건에 해당되는 경우 '독과점 유의품목'으로 지정 후 차기 경쟁제품 지정시 재점검해 해소가 안 될 경우 졸업을 하는 방식이다. 제품별 지정기준을 현행 중소기업 10개사 이상, 조달시장 규모 10억원 이상에서 20개사, 20억원으로 강화한다. 세부품목별 지정기준도 중소기업 10개사 이상, 조달시장 규모 10억원 이상으로 신설한다.
공공조달시장 진입 촉진을 위해서는 수출과 고용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창업·R&D기업의 조달시장 진입장벽 해소한다. 수출실적이 낙찰자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되도록 수출실적을 별도의 가점 항목으로 신설해, 우선심사 대상이 되도록 개선한다.
창업기업의 범위를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하고, 생산시설이 없는 창업벤처기업과 R&D 전문기업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시장 참여가 가능토록 제도를 개선한다.
중소기업 기술력 강화를 위해 입찰시 기술력과 납품실적 평가를 강화하고, 조합중심의 품질관리를 유도해 중소기업제품의 품질을 제고한다. 기술·납품능력 평가대상 입찰을 확대하고, 기술평가 방법을 개선한다.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 조합을 중심으로 단체표준을 제정해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중소기업 스스로 품질개선 활동을 하도록 지원한다.
공사용자재 직접구매 대상범위를 조정하고, 레미콘·아스콘 입찰방식을 개선한다. 종합공사 및 제품별 직접구매 대상기준을 각각 상향 조정한다. 조합과 공동수급체간 실질적인 경쟁이 일어나도록 입찰지역별조합의 낙찰한도(80%) 설정하고, 조합의 시장점유율 산정방식을 개선한다.
중소기업청은 "이번 대책을 통해 중소기업간 경쟁을 촉진시키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 및 고용증대 등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설비가 없는 창업·R&D 기업도 경쟁제품시장 참여를 허용토록 조달시장 진입규제를 정비해 이들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독과점 현상 해소를 위해 경쟁제품 졸업제를 시행, 경쟁제품 시장에서 안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향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가 보다 건전하고 효율적인 제도로 정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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