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윤주 인턴기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달 26일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침봉까지 동원해 집 안팎을 샅샅이 뒤졌으나 청와대 재직 때의 자료는 한 장도 나오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의 휴대전화에도 통화목록이나 연락처가 남아 있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집 안팎에 설치된 CCTV 10여대도 확보했으나 그 마저도 최근 여섯달 동안의 영상은 지워져 있었다. 그러나 단서는 의외의 장면에서 포착됐다. 특검팀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동원해 CCTV 영상을 복원했더니, 김 전 실장 집으로 들어가는 보안업체 직원의 뒷모습이 잡힌 것.
디지털 포렌식이란 PC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인터넷 상에 남아 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특검팀은 업체 직원을 불러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실장이 CCTV 영상을 지우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김기춘 전 실장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증거인멸을 한 정황이 포착이 됐다”고 밝혔다.
이후 특검팀은 김 전 실장에 대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김윤주 인턴기자 joo04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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