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10명 포함 탑승객 69명 전원 사망
이집트 조사관 "테러 단체 소행으로 보여"
프랑스 일간지는 부기장 '아이폰6s' 가능성 제기
"계기판 위에 올려둔 아이폰, 열 받으며 배터리 폭발"
항공 전문가 "계기판에 물건 올려두는 조종사 없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지난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집트 카이로를 향하던 이집트항공 여객기(MS804)가 추락한 사고의 원인이 부기장의 '아이폰6s'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현지시간) 포츈,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프랑스 일간지 르 빠리지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당시 이집트항공 여객기 MS804는 승무원 10명을 포함, 승객 69명을 태우고 파리에서 카이로로 비행 중이었으나, 지중해 근처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여객기는 지중해에 추락했고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이집트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달 여객기의 탑승객 시신에서 폭발물 흔적이 발견됐다며 테러를 사고의 원인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테러의 배후를 주장한 세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르 빠리지앵은 프랑스 조사관의 말을 인용해 부기장이 계기판 위에 올려놓은 아이폰6s 또는 아이패드 미니에서 처음 화재가 발생, 비극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햇빛에 노출된 제품의 배터리에서 열이 발생, 불이 났다는 것이다.
르 빠리지앵은 여객기 블랙박스를 통해 여객기 사고 전 기내 조종석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근거를 댔다. 또, 기내 녹음 파일에서도 화재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륙 전 드골 공항에서 촬영한 비디오에서도 부기장의 아이폰6s와 아이패드 미니가 계기판 위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자리는 자동 경고 메시지가 처음으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 곳이다.
르 빠리지앵은 조사관의 말을 인용보도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이론에 따른 주장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열이나 외부 충격에 약하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비행 중 배터리 발열 및 폭발 사고만 140번 이상 발생했다. 그 중 배터리를 다량 적재했던 화물기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는 심각한 사고도 있었다.
지난 2010년 12월 미국 아틀란타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에어프랑스 여객기에서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좌석에 끼어 화재가 발생했으며, 2013년 5월 프랑스 파리서 브라실 상파울로로 가는 에어프랑스젯 여객기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화물로 적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데이비드 리어마운트 항공 안전 전문가는 텔레그래프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은 한마디로 물타기(red herring)"라며 "파일럿들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대시보드 위에 물건을 절대 올려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석 아래에 있는 화장실 등에서 불이 났을 것으로 추측했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이 사고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내용의 주장에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애플은 "보도와 관련된 인물과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며 "우리 제품이 연관됐다는 증거가 없다. 우리는 국제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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