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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거듭될수록 선명해지는 '朴-崔 게이트'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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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최순실 재판'이 회를 거듭하면서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이 뭔지가 점점 더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에 담긴 대기업들과 박근혜 대통령 측의 대가관계, 즉 뇌물수수 의혹은 갈수록 짙어지고 최순실씨가 얼마나 깊숙이 국정을 농단하고 가볍게 여겼는지 또한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검찰이 법정에서 꺼내놓은 수사 기록을 통해서다.


재판 거듭될수록 선명해지는 '朴-崔 게이트'의 본질 최순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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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로 미르ㆍK스포츠재단 사유화 시도 =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는 최씨가 지주회사를 세워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을 사유화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최씨 소유 더블루K의 과장으로 일한 류상영씨에게서 임의제출받은 사업 관련 기획보고서 성격의 문건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께 '미르ㆍK스포츠재단ㆍ더블루K의 지주회사 설립을 기획해보라'는 지시로 류씨가 만든 문건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류씨는 한 때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의 소개로 최씨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문건에 따르면 류씨는 '인투리스', '위드블루', 세온블루'라는 지주회사 이름을 구상해 최씨에게 보고했다. 최씨는 이 가운데 '인투리스'를 택했다. 회장은 최씨가 맡기로 했다. 류씨는 이후 '통합사업계획본부', '사업운영본부', '커뮤니케이션운영본부' 등으로 짜인 조직구성안을 세워 최씨에게 올렸다.


문화체육ㆍ전시ㆍ컨퍼런스 등이 주요 사업 대상으로, 모두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연결된다. 이들은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롯데제과와 관련된 롯데그룹 지배구조도 참고했다고 한다. 지주회사에 의한 지배구조를 설정해 두 재단을 사실상 거느리려 했던 셈이다.


검찰은 이것이 "최씨가 양 재단을 사유화할 생각이 없었다는 걸 반박할 아주 중요한 증거"라면서 "결국은 모두 최씨가 장악하고 양 재단이 추진한 사업의 이권을 챙기려 했던 명확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최순실에게 말하면 '현대차 납품'도 뚝딱 = 현대자동차그룹이 KD코퍼레이션의 납품을 받는 과정에 최씨가 개입한 정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KD코퍼레이션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 동창의 부모가 운영하는 흡착제 제조 업체다. KD코퍼레이션 대표 이모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씨가 평소 아내를 예뻐했다"면서 "(최씨가) 정부에 말을 해서 (현대차에) 납품하도록 도울 수 있으니 자료를 정리해서 달라고 해 보냈다"고 했다.


이씨는 이어 "자료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차 구매팀에서 연락이 왔다"면서 "(납품을 하게 된 것이) 최씨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 아내 문씨는 "(최씨가) 어떤 회사에 납품을 하고 싶은 지 말하면 넣어주겠다고 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이 끝나자 최씨가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주변에서 '저 언니 로또 된 거냐'고 할 정도였다"고 진술했다. 최씨가 자기 남편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놀러오라고 해서 갔더니 문 옆에 '정윤회'라고 적혀 있어서 박 대통령과 최씨의 친분을 짐작했다는 게 문씨가 검찰에 내놓은 설명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기자들을 갑자기 불러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를 일방적으로 '해명'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조그만 기업들의 어려움을 묻어버리고 챙기지 않는다면 그 한사람으로서는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내가 무시하는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있다"면서 "챙기다 보니 그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재판 거듭될수록 선명해지는 '朴-崔 게이트'의 본질 박근혜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최순실재단 출연-최태원 사면 '靑ㆍSK 뒷거래' 정황 드러나 = SK그룹이 안 전 수석에게 최태원 회장의 사면에 대한 극진한 사의를 표한 사실도 이날 공판에서 드러나 파장을 예고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조사하고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등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라서 더욱 주목된다.


검찰이 제시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은 2015년 8월13일 안 전 수석에게 'SK 김창근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감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회장은 이어 지난해 1월14일 새해 인사를 겸해 안 전 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최태원 회장 사면복권시켜준 은혜 잊지 않고'라고 말했다.


SK는 '박근혜ㆍ최순실 재단'이나 다름없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모두 111억원을 출연했고 최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15년 8월 사면됐다.


하현회 LG그룹 사장 또한 지난해 7월26일 안 전 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구본상 부회장이 형기를 95% 가량 채웠음을 상기시키고 "(사면을) 검토해보시고…"라고 말했다. 분식회계 등 혐의로 복역한 그는 사면을 못 받고 지난해 10월 만기출소했다. LG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78억원을 출연했다.


출범 단계에서 검찰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특검은 이런 사실을 이미 확인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신병처리 이후 다른 대기업들로 수사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한편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대기업들로부터 강제모금하고 청와대의 주요 기밀문건을 유출받아 국정에 개입ㆍ농단하거나 여기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둘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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