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첫 기자회견에서 많은 고민거리를 드러냈다는 중국의 평가가 나왔다. 또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중국 내 목소리도 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당선 후 처음으로 11일 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비롯해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의료보험 제도 개혁,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내각 구성의 많은 장애물, 주요 매체와의 긴장 관계 등의 여러 대목에서 근심이 엿보였다고 보도했다.
신경보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줄곧 '트위터 정치'만 해 왔던 트럼프가 처음으로 정식 기자회견을 가졌다면서 트럼프를 '설전군웅'이라고 표현했다. 기자회견 전날 '트럼프 X파일' 논란을 일으킨 CNN과 버즈피드 기자와 당일 막말 설전을 벌인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은 CNN이 러시아가 트럼프 협박용 사생활 정보를 입수했고 정보 당국이 이 같은 정보를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에게 공식 보고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관련 내용이 담긴 35쪽 분량의 미확인 정보 문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트럼프가 2013년 모스크바 리츠칼튼 호텔에서 매춘부와 음란한 파티를 벌였고 이 장면이 러시아 측이 설치한 카메라에 녹화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경보는 "(트럼프와 기자 간에) 격렬한 충돌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해당 매체를 직접 겨냥해 "수치스럽다. 실패한 쓰레기 더미"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 부었다.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무역 마찰 가능성이 명확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먼저 무역 전쟁을 촉발하지 않더라도 중국은 먼저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바이촨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중국과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국으로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조정 매커니즘을 따라야 한다"면서 "둘 중 누구라도 국제 기준인 WTO 규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강력한 보호주의 성향도 경계할 대목으로 꼽혔다. 바이밍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부주임은 "미국이 당장에는 일본이나 멕시코를 직접 타깃으로 삼더라도 양자 간 무역 규모가 가장 큰 중국 역시 미국의 보호주의에 대비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