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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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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최순실ㆍ정유라 모녀에 대한 특혜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피의자 신분이다. 이 부회장이 특검에 불려온 건 2008년 2월 경영권 편법승계 등에 대한 이른바 '삼성특검' 이후 약 9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심야 혹은 내일 새벽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 과정에서 특검이 이 부회장을 긴급체포하고 곧장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날 오전 9시28분께 검은색 양복과 와인색 넥타이 차림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최순실씨 측에 대한 지원을 지시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 사무실 주변은 우리나라 최대 재벌기업 총수인 이 부회장이 출석하는 모습을 취재하려는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일본 NHK 등 외신기자들도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이 부회장을 기다렸다.

이 부회장은 최씨 모녀 지원을 둘러싼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과 삼성 간 '뒷거래' 의혹의 정점에 서 있다. 특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박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최씨 모녀에 대한 수백억원대 특혜지원을 결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의심한다.


이와 관련, 삼성은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독대한 직후 고위 임원회의를 소집해 승마협회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같은해 8월 최 씨의 독일 개인회사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와 220억원대 승마훈련 컨설팅 계약을 맺고 9~10월 모두 78억여원을 최 씨 회사에 직접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삼성이 최 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 상당을 특혜 지원한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박근혜ㆍ최순실 재단'인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200억여원을 출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특검은 앞서 지난 9일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했다. 이들은 최씨 모녀에 대한 삼성 지원의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최 부회장 등의 조사 당시 신분은 참고인이었고, 아직 피의자로 신분이 변하지 않았다.


특검이 의혹의 정점인 이 부회장을 '직격'할 카드를 쥐고 있을 것이란 분석의 배경이다. 특검이 지난 5일 장씨로부터 임의제출받아 확보한 최씨의 '제2의 태블릿 PC' 또한 분석의 단서 중 하나다. 특검은 이 태블릿PC를 최 부회장 등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그의 신병처리 방향을 정한 뒤 최 부회장 등을 함께 처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혐의가 '제3자뇌물수수'로 최종 결정될 지, '뇌물수수'로 결정될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는 박 대통령과 최씨가 같은 지갑을 쓰는 '경제공동체'였는지 여부에 따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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